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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품 소개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혐오스러울 정도로 나를 닮은 네가 불편했던 것뿐이야. 지금은 그런 네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져 본 내 편 같아.” 한지성은 ‘폭로된 아이’였다. 어머니의 불륜으로 태어난 지성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건 그녀의 외삼촌이었다. 상속에서 누나를 배제시키고, 자신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계략이었다. 박준오는 ‘투척된 아이’였다. 준오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건 그를 낳은 친모였다. 결혼을 반대한 준오의 할아버지 회갑연에 나타나 핏덩이 아이를 마치 선물처럼 투척한 것이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폭로된 아이 지성과 투척된 아이 준오는 같은 중,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누구보다 서로를 치 떨리게 혐오한다. 세상에 없는 존재처럼 살고 싶은데, 상대방이 나타나는 순간 자신의 존재마저 사람들에게 들키게 되는 것 같아 그 분노를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집안의 모든 빚을 뒤집어쓰고 사채업자에게 폭행까지 당하며 쫓기는 신세가 된 지성을 준오가 찾아 나섰던 그 밤, 장맛비가 퍼붓던 그 밤, 두 사람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급변하게 되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무서우면 불 켜고…….” “같이 있을래?” “!” 준오는 대답 대신 그녀의 손을 잡았다. 장맛비가 사정없이 퍼붓던 원룸텔 건물의 좁은 틈새로 돌아온 것처럼. 이내 그러면 안 된다는 사실을 자각한 순간에도 준오는 지성의 손을 놓지 않았다. 그는 낙뢰의 파편이 자신들의 심장에 박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짧은 찰나, 번쩍이는 섬광이 둘의 눈을 멀게 했다. 지성과 준오는 달려들 듯 서로의 입술을 찾았다. 준오가 중심을 잃고 휘청이는 그녀의 허리를 두 팔로 끌어안았다. 더운 입술과 그보다 뜨거운 숨결이 사납게 퍼붓는 빗물처럼 서로에게 들이쳤다. 그는 한 팔로 지성을 끌어안은 채 닫힌 방문을 열었다. 방 안은 어둑했다. 날뛰던 그들의 불안이 구석구석 숨어들기 좋을 만큼. 지성을 안고 침대에 누운 준오는 낙뢰 소리를 듣던 순간 켜둔 침대 헤드의 등을 껐다. 어둠이 간절했다, 날뛰는 불안과 이성적인 가책과 갈등 따위를 가둘 수 있는. 입술이 들러붙고 혀와 혀가 뒤엉기는 소리는 민망하리만큼 질척했다. 갈등을 어둠 속에 처박아 버린 준오의 머릿속엔 엘리베이터에서 본 지성의 모습이 또렷했다. 본연의 색을 잃은 흰색 셔츠와 브래지어가 살갗에 들러붙은 지성은 알몸 그 자체였다. 불룩한 반원을 달아 놓은 것 같은 젖무덤과 발그레한 빛깔의 유륜과 유두를 드러낸.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준오는 당황한 나머지 등으로 그녀를 가렸다. 벗어 줄 겉옷이 그에겐 없었다. 집 안으로 들어선 준오는 거실에 있는 욕실로 지성을 밀어 넣었다. 그녀 역시 이유를 아는지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뒤섞인 타액이 목구멍으로 삼켜지는 순간에도 지성은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었던 간절한 바람……. 아득한 흑암 속으로 삼켜지고 싶었던 절절한 갈망……. 지성은 아주 오랫동안 자신을 지배해 온 간절함이 욕망이라는 비상구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자신을 한낱 분별없는 존재로 만드는 욕망에게 삼켜지길 바랐다. 지성은 잠에서 덜 깬 팔로 준오의 등을 끌어안은 자신을 후회하지 않았다. 번개가 치고 우레가 울리는 어둑한 방에서 욕망이라는 홀을 향해 모든 것을 던지려는 자신들에게 내일이 없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이 밤이 자신들의 마지막 날이 되기를.

작품 정보

〈닮은 그림자〉는 복희씨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네이버시리즈·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더로맨틱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174 늘어 누적 183이었다.

평점은 리디 4.2점(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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