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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품 소개

“나하고 결혼하자.” “내가 왜 너하고 그런 짓거리를 해야 하지?” “부담 없이 결혼했다가 부담 없이 헤어질 여자가 흔하지는 않잖아. 그렇게 생각 안 해?” “네가 왜 그 엿 같은 짓에 끼어들려고 하는지 설명부터 해봐.” “나도 너만큼 엿 같은 상황이야. 이쯤 얘기하면 된 거지?” 새아버지의 모진 학대와 어머니의 방관 속에서 지옥보다 더한 시간을 보내야 했던 고운은, 어느 날 앙숙이라 할 만큼 자신을 경멸하는 윤오가 결혼을 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와의 결혼만이 그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이라는 생각에 윤오에게 ‘사기 결혼’을 제안한다. 말도 안 되는 그녀의 제안에 코웃음을 치던 윤오는, 고운과의 결혼만이 평생 자신을 도구로 이용해 온 어머니에게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서로 다른 목적으로 ‘사기 결혼’을 감행하는 두 사람,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마치 소울메이트처럼 영혼의 도플갱어처럼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서로에게 끌리게 되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그동안 너한테 함부로 대했던 거, 사과할게.” “갑자기?”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운은 두 눈을 둥그렇게 뜨는 시늉을 했다. “너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안다고 판단했어.” “그렇다고 사과할 것까지야…….” “세상 어디에도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내가 하는 말, 내가 하는 생각, 그런 것들 말이야.” “그건 나도 비슷해.” “먹골 식당에 갔던 날, 네가 하는 말을 듣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내 머릿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떠도는 생각을 마치 네가 정리해 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 고운이 픽 웃었다. “그거야 버텨 온 삶이 비슷해서 그러겠지.” “지금도 그러잖아.” “?” “버텨 온 삶이라는 표현 말이야.” “그게 왜?” “네가 하는 그런 말들은 하나같이 내가 중얼거리는 독백처럼 들려.” 고운은 떨리는 손으로 물잔을 거머쥐었다. 사실은 나도 그래, 라고 담담하게 대답하고 싶은데, 떨리는 목소리가 나올 것 같아 그럴 수가 없었다. 윤오가 그녀의 눈을 보며 말했다. “어젯밤에는……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위로받는 기분이었어.” “!” 그가 멋쩍게 웃었다. “네가 하는 말들이, 그동안 잘 버텨 왔다고, 잘 견뎌 왔다고 다독여 주는 독백 같았어.” “너, 잘 버틴 거 맞아. 너니까 그만큼 버틴 거야.” “정고운, 너한테 고맙더라. 그리고 미안하기도 했고.” 고운은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는 걸 느꼈다. 양파를 잔뜩 썬 것처럼 코끝이 맵고 목구멍이 아릿했다. 그녀가 잠긴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 정수리에 손바닥을 대며. “새벽에 네 손이 머리에 닿던 순간, 되게 놀랐어.” “미안해, 그건…….” “사람 손이 그렇게 따뜻하다는 걸 내가 모르고 살았더라고.” “!” “실은 오늘 종일 생각했어. 내가 그렇게 당하면서 사는 동안, 아니, 버티는 동안 왜 엄마는 나를 한 번도 안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말이야. 퉁퉁 부은 뺨에 얼음찜질은 해주면서 머리 한 번 다정하게 쓰다듬어 준 적이 없다는 걸 오늘에서야 깨달은 거 있지.” 윤오는 석양처럼 붉어지는 고운의 눈시울을 봤다. 그가 말했다. “가끔 머리 쓰다듬어 줄게.”

작품 정보

〈2인칭 모놀로그 개정판〉은 복희씨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더로맨틱이다.

평점은 리디 4.8점(1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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