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감성 건설 첫째하고 결혼해라. 같이 살든 말든 그건 둘이 알아서 하고.” “그러죠, 뭐.” 미혼모가 된 엄마 윤자실과 그녀의 가족들에게 혜준은 그저 이방인이었다. 단지 그녀를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혜준에게 뭐든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엄마와 새아버지에게 그녀는 정략결혼을 강요당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혜준은 담담히 알겠다고 대답한다. 결혼이 그 집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기에. 그렇게 만나게 된 현규를 처음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그 역시 자신과 다르지 않은 처지의 사람이라는 것을. 혼외자로 태어나 단 한 번도 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외딴섬처럼 외롭게 살아온 현규 역시 군소리 없이 혜준과의 정략결혼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결혼한 혜준과 현규. 그저 집안과 집안을 공고히 해주는 방패이자, 볼모일 뿐인 결혼이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이용하는’ 사이에서, 사업적으로 얽히며 어느덧 ‘애용하는’ 사이로 바뀌고, 서로가 서로에게 울타리가 되어 주면서 ‘애정하는’ 사이로 변하게 되는데……. 오점(汚點)에서 애정하는 사이로…… 혜준과 현규의 애정의 히스토리. [본문 내용 중에서] “왜 김밥 먹었어요?” “혼자 식당에 가려니까 어색하더라고요. 그새 습관이 된 건지.” “나한테 전화를 하지 그랬어요.” “기다렸어요?” 그의 눈을 물끄러미 보며 혜준이 대답했다. “기다렸어요.” “다행이네요.” “내가 불편하게 굴었어요?” “아니요. 오히려 그 반대예요.” 혜준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내숭을 떨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느긋하게 물었다. “긴장했어요?” “이래도 되는 걸까, 하는 그런 기분이 긴장, 맞죠?” “나는 싫은 건 싫다고 얘기해요. 그리고…… 8년 동안 저녁은 늘 혼자 먹었어요.” “왜요?” “다른 사람이 내 처지를 알게 되는 게 싫어서요. 차현규 씨하고는 그러지 않아도 돼서 편했어요.” “사실은…… 호칭 때문이에요.” 두 사람은 문이 달린 펜스 안으로 들어섰다. 그곳엔 현규의 말처럼 제법 근사한 산책로가 있었다. “호칭이요?” “늘 나를 차현규 씨라고 부르잖아요.” “그럼 뭐라고 불러요?” “보통 성을 떼고 부르지 않아요? 우리처럼 자주 보는 사이라면.” “보기보다 예민하네요. 예리한 건가? 어떻게 생각해요, 현규 씨는?” “갑자기 그러면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잖아요.” “이미 이상해졌어요.” 혜준과 현규는 실없는 소리를 주고받으며 소리 내어 웃었다. 한참을 그렇게 웃던 혜준이 말했다. “사람하고 같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긴장을 하게 돼요. 그런데 현규 씨하고 같이 있을 땐 안 그래요.” “처지가 비슷해서 그럴 수도 있어요.” “사람이 괜찮아서 그럴 수도 있고요. 저녁을 먹을 때마다 생각했어요. 이 사람은 참 편하네, 이상하네.” “그럼 진즉 현규 씨라고 부르지 그랬어요.” 혜준이 말없이 그의 눈을 바라봤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리고 있던 현규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현규야, 내가 보기보다 단순해. 그런 데 의미 두지 마.” 고개를 젖힌 현규가 웃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들고 있던 우산이 두 사람의 머리를 비껴났다. “뭐예요! 머리 젖잖아요.” “미안해요.” 혜준에게 우산을 씌워 주는 순간에도 현규는 웃음을 그치지 못했다. 이런 사람이라면……. 이런 여자라면……. 지금보다 더 가까운 곳에 두고 싶었다. 마음이 닿는 자리에.
작품 정보
〈애정의 히스토리〉는 복희씨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미스터블루·네이버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더로맨틱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10 늘어 누적 546이었다.
평점은 리디 4.5점(2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