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크리스마스 좋아해요?” “아니요. 크리스마스이브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나도 크리스마스는 별로예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에 내려온 날이 하필 크리스마스이브였어요.” “크리스마스 같은 건 없었으면 좋겠어요.” “크리스마스에 뭐 해요?” “크리스마스에는 소주가 제격이죠.” “괜찮으면 24일에 소주 한 병씩 들고 만나죠.” 믿었던 사람에게 아버지가 배신을 당하면서 삶의 모든 것을 빼앗긴 지원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며 삶을 도륙당한 훈경은, 상처의 껍질 속에 스스로 갇힌 채 안전한 외로움을 지키며 겉으로는 멀쩡한 척 눈물마저 견디며 그렇게 살아왔다. 자신이 외로운 줄도 몰랐던 두 사람은, 누군가에 의해 ‘남만’이 아닌 ‘낭만’이 된 정류장에서 매일매일 얼굴을 보며 인사를 하는 사이가 되고, 시간이 흐르며 더러 이야기를 나누는 관계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온 세상이 크리스마스로 들떠 있는 12월, 두 사람은 서로가 크리스마스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크리스마스이브에 함께 술을 마시기로 약속한다. 그날, 두 사람은 자신들이 미칠 만큼 외로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외면하며 살아왔던 따스한 온기에 비로소 눈을 뜨며 서로를 끌어안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기억 못할 줄 알았어요.” “무슨 기억이요? 대답해 봐요. 그렇게 웃으니까 정말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잖아요.” “그런 게 있어요.” “그렇게 말하는 게 어딨어요? 나 놀리려고 그러는 거죠?” 몇 시간 사이 그녀와 자신이 조금 더 가까워졌다고 느끼는 걸까. 훈경은 새벽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면 지원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했다. “자꾸 안기려고 해서 내가 등 뒤에서 안았어요.” “내가요? 말도 안 돼.” “어제 태어난 강아지처럼 품 안을 자꾸 파고들어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내 쪽으로 못 돌아눕게 하려고 팔베개를 해줬던 거예요. ” “농담이죠?” “농담 같죠?” “아닌데…… 내가 그 정도는 아닌데……. 솔직히 말해 봐요. 정말이에요?” “정말이라니까요.”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지원은 귀엽기까지 했다. 잔에 남은 커피를 마신 훈경이 긴장되는 표정을 애써 감추며 그녀에게 말했다. “나도 모르게 정지원 씨한테 키스를 하게 될 것 같았어요.” “그, 그런 말은 속으로 하지…… 어디까지가 농담이고, 어디까지가 진짜예요?” “전부 사실이에요.” 훈경은 자신의 외로움을 깨닫게 하던 따뜻하고 보드라운 지원을 품에 안고 싶었다. 날이 밝을 때까지 그랬던 것처럼. 두 뺨이 발그레해진 지원이 커피를 마시다 말고 그에게 물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요?” “정지원 씨 덕분에 알게 됐어요.” “뭐를요?” “내가 외롭게 사는 길을 선택했었다는걸요.” 지원은 어젯밤 그의 품 안에서 눈을 떴던 일을 떠올렸다. 탄탄한 팔로 자신의 등을 끌어안고 있던 훈경의 숨소리가 아직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솔직하게 말할게요.” 지원이 화를 낼 것 같다고 생각한 훈경이 사과를 했다. “미안해요. 정지원 씨를 불쾌하게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나는 단지…….” “사실은 자다가 깼었어요. 내가 부원장님한테 안겨 있더라고요.” “언제요?” “모르겠어요. 부원장님이 깰까 봐, 그러면 정말 상황이 이상해질 것 같아서, 도로 잤어요. 솔직히…… 좋았어요, 누군가 나를 안아 주는 그 느낌이. 아침에 눈을 떴을 때도 놀라기는 했지만 싫지 않았어요.” “안아도 돼요?”
작품 정보
〈낭만 정류장〉은 에델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미스터블루·네이버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더로맨틱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8 늘어 누적 403이었다.
평점은 리디 4.5점(1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