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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품 소개

“나야말로 정말 진상이야. 싫다는 말도 못하는 주제에 권도혁의 마음을 붙들고 있잖아.” “마음이 붙든다고 붙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해?” “…….” “네가 붙들고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붙들려 주는 거야. 그렇게라도 네 옆에 있는 게 좋아서.” 일곱 살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 버려졌다. 서른 밤만 자면 데리러 온다는 허무맹랑한 약속을 하고 보육원 앞에 버리고 간 부모로 인해 선우는 일찍이 삶에 대한 기대를 버렸다. 자신을 버린 부모에게 보란 듯 악착같이 살던 선우는, 더는 외롭지 않아도 된다는 달콤한 속삭임에 속아 난생처음 사랑이라는 것을 했다. 하지만, 단지 고아라는 이유로 사랑하는 남자의 어머니에게 모진 소리를 듣는 것도 모자라 임신한 아이가 유산이 되며 응급 수술을 받는 동안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남자 친구에게 버림을 받았다. 그때의 일을 계기로 지금의 양어머니를 만나 이제는 버젓이 한 기업의 전무가 되었지만, 여전히 선우는 그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너무나 사랑하면서도 차마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고, 한결같이 자신의 곁을 지켜 주며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도혁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 하지만, 이제 그만 용기를 내려 한다. 남들이 볼 땐 그녀가 글 한 줄 적혀 있지 않은 종잇장일 수도 있겠지만 도혁에겐 읽고 또 읽고 싶은 책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오직 서로의 눈에만 읽히는, 글자라곤 적힌 적 없는 한 권의 책처럼. [본문 내용 중에서] “모처럼 주말에 버스나 탈까?” “버스?” “의외네.” “뭐가?” “버스 타는 거 좋아하잖아.” 선우는 먹먹한 마음을 달래며 손목에 채워진 시계 스트랩을 만지작거렸다. 손끝에 닿는 가죽 질감이 한결같은 도혁의 마음처럼 부드러웠다. 그에게 버스를 타는 걸 좋아한다는 말 같은 건 한 적이 없다. 함께 버스를 타자고 말했을 뿐이다. “토요일에 볼 거야?” “토요일도 괜찮고 일요일도 괜찮아. 주말에 약속이라도 있어?” “마사지 예약해 둔 날이 토요일 같아서.” 휴대폰을 꺼낸 선우는 저장해 둔 스케줄을 확인했다. “금요일 저녁이네. 내가 착각했어. 토요일에 봐도 돼.” “그럼 토요일 오전에 내가 데리러 올게.” 어느새 집 앞에 도착한 그의 차가 멈춰 서자, 선우는 여느 때보다 진한 아쉬움을 느꼈다. “나야말로 정말 진상이야.” “잘 가라는 인사를 그런 식으로 하는 거야?” “싫다는 말도 못하는 주제에 권도혁의 마음을 붙들고 있잖아.” “마음이 붙든다고 붙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해?” “…….” “네가 붙들고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붙들려 주는 거야. 그렇게라도 네 옆에 있는 게 좋아서.” “미안해.” 도혁이 검지로 그녀의 이마를 밀었다. 선우가 눈을 질끈 감을 정도로 세게. “내가 그 말은 하지 말라고 했지.” “미안한 걸 어떻게 해, 그럼.” “연락이나 자주 해.” “…….” “연락 자주 한다고 해서, 내가 안 하던 짓을 하지는 않아.” “그러는 자기도 자주 못하면서.” “나야…… 앞으로 자주 할 거야, 전처럼. 들어가.” “선물, 고마워.” “태어나 줘서 고마워.” 고개를 숙인 선우는 휴대폰을 가방 깊숙이 집어넣는 시늉을 했다. 처음 듣는 말도 아닌데, 가슴으로 전해지는 도혁의 진심이 따스해서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작품 정보

〈글 없는 책처럼〉은 에델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네이버시리즈·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더로맨틱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6 늘어 누적 428이었다.

평점은 리디 4.2점(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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