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다음 사랑? 세상에 그런 사랑이 어디 있지?” “왜 없어?” “사랑은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특별하고 유일한 사람이 되게 만들어. 지나간 사랑은 기억일 뿐이고, 다가올 사랑은 막연한 바람일 뿐이야.”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여자, 그래서 하연은 모두에게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대기업 임원인 아버지와 대학교수인 어머니는 이상적인 부모님이었고, 대학 졸업 후 입사한 회사에서 사귀기 시작한 남자 친구 박유한은 잘생기고 매력적인 인기남이었다. 게다가 하연에게는 친자매만큼이나 친한 20년 지기가 두 명이나 있었다. 모든 걸 다 가진 그녀에게 유일하게 쓴소리를 하는 건, 친구 세영의 사촌 오빠이자 상사인 승운밖에 없었다. 그러나 불운은 한순간에 온다는 승운의 말처럼, 결혼식을 불과 넉 달 앞둔 어느 날, 유한은 신축 리조트 붕괴 사고로 사망하고, 그와 같은 방에 묵고 있다가 함께 죽은 사람은 그녀의 20년 지기 친구였다. 그 일로 충격을 받은 아버지가 심장 마비로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쓰러져 장애를 입게 되었다. 그렇게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하연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폐허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곁에 늘 함께 있어 준 건, 하연에게 쓴소리를 해주던 승운이었다. 언제부턴가 하연은 묵묵히 자신을 지켜 주고, 곁에 있어 준 승운에게 각별한 호의를 느끼게 되었다. 세상에 다음 사랑이라는 건 없다는 걸 가르쳐 준 그를 어느덧 사랑하게 되었다. [본문 내용 중에서] “오래전에 내가 너한테 시험에 관한 얘기를 한 적이 있었을 거야.” “테스트와 템테이션?” 그는 어휘마저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하연의 눈을 차마 쳐다보지 못했다. “많이 후회했어. 그렇게까지 모질게 말할 이유는 없었는데.” 그가 그때 일을 가슴에 담아 두고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하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금도 후회해?” 승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고가 났다는 전화를 받던 순간, 너한테 했던 그 말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 그는 나직하고도 씁쓸한 하연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그거야 내가 멍청하게 기만당하고 있는 게 화가 나서 그랬던 거잖아.” “너한테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길 바랐던 건 아닌데……. 내가 해서는 안 되는 말을 내뱉은 것처럼 느껴졌어. 마치 저주라도 한 것처럼.”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어. 한순간도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 사실 선배가 그 말을 할 땐 내 얘기인 줄도 몰랐어. 시니컬한 인간이 외근 가는 길이 심심하니까 나한테 냉소적인 잔소리를 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야.” “…….” “아빠 돌아가시고 엄마마저 그렇게 됐을 땐, 죽고 싶은 생각뿐이었어. 죽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 같았으니까. 그런데 그때 선배가 해준 그 말이 생각났어. 맞아, 이건 테스트인 거야. 내가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겪는 과정인 거야. 그러니까 죽어야 할 것 같다는 유혹에 넘어져선 안 돼, 여기가 끝이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버텼어.” “!” “나한테는 선배가 해줬던 그 말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얘기야.” “내가 지나쳤어.” “그래서 그걸 여태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던 거야?” 하연이 장난스럽게 웃는데도 승운은 여전히 핸들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경솔한 실언이 저주처럼 돼 버린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어.” “계승운답지 않게 소심한 면도 있네? 혼자 보기 아깝다.” “정식으로 사과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는데 여기까지 온 거야.” “그렇게까지 사과할 일 아니니까 그만 털어 버려. 선배가 어떤 사람인지, 시간이 말해 줘서 잘 알아. 얼굴 좀 펴.” 하연은 그제야 고개를 드는 승운의 눈을 바라봤다. 아직 할 말이 남아 있는 것 같은 그에게 하연이 말했다. “나는 아까 말했어, 내가 선배 좋아한다고.” “내가 먼저 좋아했고, 너보다 더 많이 좋아해.” “다시 얘기해 봐.” “네가 옆에 있어야 마음이 놓여.” 하연이 나직이 소리 내어 웃었다. “말도 안 되는 사과 같은 거 그만하고, 지금 그 말이나 자주 해. 잡을래?” 그녀는 여전히 미안한 눈빛을 지우지 못하는 승운에게 손을 내밀었다. 머뭇거릴 줄 알았던 하연의 생각과 달리 승운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고작 손을 잡았을 뿐인데 하연은 따스한 온기가 바람처럼 제 몸을 휘감는 걸 느꼈다. “한결같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너야말로 잘 견뎌 줘서 고마워.” 승운은 멋쩍게 웃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작품 정보
〈다음 사랑〉은 에델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더로맨틱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9 늘어 누적 270이었다.
평점은 리디 5.0점(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