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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품 소개

“그저…… 헛된 꿈인 줄은 아오나, 마음이 맞는 정인(情人)과 일생에 한 번쯤은 애틋한 연모(戀慕)를 나누고 싶습니다.” 진심을 내보인 하윤은 준수한 사내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새빨개진 볼을 두 손으로 감쌌다. 설운은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 연모라니. 이 여인을 제 곁에 두고 싶다는 욕심이 고개를 들던 차에 그 말은 들은 설운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마음이 맞는 사내라…….” 문득 전임 산신령에게 들었던 옛날이야기가 떠올랐다. 정직한 나무꾼에게 금도끼, 은도끼를 보여주며 고르라 했다던 일화가 생각난 것이다. 결심한 듯 다시 붓을 잡은 설운은 제 안의 일렁임을 감추려 일부러 더 무심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떤 사내가 좋으냐?” “예? 그건 아직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데…….” 정말 생각해 본 적이 없을까? 진심을 다 내보이는 건 부끄러운지 슬쩍 발뺌하는 여인을 옆에 두고 설운은 새 종이 위에 무언가를 쓱쓱 그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가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종이를 들어 보였다. 거기엔 덥수룩한 수염에 눈매가 험상궂은, 곰처럼 생긴 사내가 그려져 있었다. “이런 사내는 어떤가? 힘은 장사라 그대를 평생 지켜줄 성싶은데.” “……아니요. 가까이하기엔 너무…… 무서울 것 같습니다.” 하윤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설운은 눈가를 휘면서도 짐짓 아쉽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다시 붓을 놀렸다. 이번엔 오이처럼 길쭉하고 호리호리하니,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선비의 형상이었다. “그럼 이런 사내는? 글솜씨가 좋아 그대에게 매일 시를 읊어줄 게다.” “……너무 가냘퍼 보여서 도리어 제가 지켜줘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바라는 인연은 아닌 듯싶습니다.” 하윤이 다시 고개를 젓자, 설운의 입가에 은근한 승리의 미소가 번졌다. 그는 천천히 종이를 내려놓고 하윤의 눈을 빤히 응시하며 나직하게 물었다. “그럼…… 나는 어떤가?” 그의 물음에 놀란 하윤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한동안 시간이 멈춘 듯 적막이 내려앉았다. 하윤은 부정하지 않았다. 아니, 부정할 수 없었다. 달빛 아래 앉아 깊은 숲의 그늘처럼 든든하고 다정한 눈빛으로 자신만을 바라보는 그를 어찌 싫다 할 수 있을까. 하윤의 눈동자는 대답 없이 눈앞의 사내만을 오롯이 담아냈다. 설운 또한 피하지 않고 그녀를 삼킬 듯 보았다. “산신님은…….” 용기를 낸 하윤의 목소리가 실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처럼 미세하게 떨렸다.

작품 정보

〈도망친 생과부가 미남 산신령을 만났더니〉는 백한송이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네이버시리즈·원스토리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도서출판윤송이다.

평점은 리디 4.4점(23명), 원스토리 3.0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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