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 세도가 장손에게 눈에 띄어 인생이 고꾸라진 보름. 복수를 하기 위해 죽을 각오로 눈 내리는 겨울 산에 오른다. “시우 님! 시우 님! 도깨비 나으리! 이리 나와 보시오!” 쓴 사람의 모습을 감춰 준다는 도깨비감투를 얻고자 어릴 적 인연이 있던 아름다운 도깨비, 시우를 불러내는데. 제 혹을 팔아 도깨비방망이를 얻었다는 이웃집 혹부리 영감의 이야기를 이미 들은 참이다. 생각지도 못한 일확천금으로 신세를 고쳤다는 그 할아비처럼, 그녀 또한 제 혹을 팔고 도깨비의 보물을 받아 복수를 끝내려고 한다. “내 혹들 좀 가져가시오!” 보름은 뭇 남자들이 찬양하는 제 달덩이 같은 가슴을 내어 놓지만, 영 흥미 없는 얼굴로 가슴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도깨비가 하는 말은… “노래 나와?” 노래? “시우 님, 아직 이것의 효용을 모르시나 봅니다.” 보름이 씩씩거리는 도깨비의 손을 겁 없이 잡았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 그 끔찍한 밤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만져 보는 외간 남자의 손이었다. 무엇을 하고 사는지 여기저기 굳은살이 박인 거친 손바닥은 여인네 손의 두 배는 될 만치 컸고, ‘요물도 피가 흐르긴 하나 보구나…….’ 사람처럼 따뜻했다. 차갑지 않아 내심 다행이라 생각했다. 얼음 같은 손이 제 속살을 만지는 것보다는 그나마 낫지 않겠는가. “이리 떡을 주무르듯 만져 보시지요. 세상 근심 걱정은 다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질 것입니다.” 두꺼운 뼈대를 가진 요괴의 손이 여인네의 흰 둔덕을 누른다. 요년이 또 무슨 짓을 하나 날카로운 눈으로 보고 있던 도깨비는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푹신한 느낌에 깜짝 놀랐다. 찰떡을 뭉쳐 만든 듯한 두 개의 차진 달덩이가 제 손에 눌려 발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노래 주머니인지만 확인하고 이리 오신 거지요? 이렇게 만져 본 적은 없으실 겝니다.” 보름은 일부러 요괴의 손을 이리저리 흔들어 보였다. 그 바람에 풍만한 유방이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파도처럼 출렁거렸다. 창호지 문을 뚫고 들어온 달빛에 뽀얀 속살이 장인의 백자처럼 윤택한 빛을 머금으며 이리저리 이지러졌다. 곡선을 타고 흐르던 희끄무레한 빛은 이내 수줍게 톡 튀어나온 연지색 돌기 끝에 가 방울방울 맺혔다.
작품 정보
〈도깨비와 혹 떼러 간 아씨〉는 김새벽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에서 연재 중이며 출판사는 쁘띠벨벳이다.
평점은 리디 4.4점(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