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너를 만나는 사이 실패 속에서 잃어버린 나 자신을 만나곤 했어. 체념하고 사는 줄 알았던 내 안에 다시 숨을 쉬고 싶어 하는 간절함이 있더라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너를 갖고 싶어 하는 내가 보이더라. 당연한 일이지. 무너진 삶이지만 다시 일어서고 싶다는 생각을 은강이 너 때문에 하게 됐으니까.” 한때 회사 최연소 임원을 목표로 세울 정도로 잘나갔던 은강은, 그러나 믿었던 선배와 동료에게 배신을 당하며 말 그대로 처절하게 몰락하고 말았다. 본가로 내려와 칩거하듯 지내던 그녀는, 우연히 오빠 친구였던 재욱과 산책을 하다 만나게 된다. 한국 최고의 대학을 나와 미국에서 회사를 다니며 그곳에서 만난 여자와 결혼을 했지만, 철저하게 아내에게 기만당하고 이용을 당하며 이혼을 한 그는, 은강만큼이나 부서진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모든 것을 잃은 듯 부서진 채 그저 살아가던 두 사람은 아무런 계산도, 허세도 없이 처음으로 숨을 쉬는 것 같은 편안함을 서로에게 느끼게 된다. 부서진 모습 그대로 새로운 시간 앞에 서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된 두 사람은, 뜨거운 키스만큼이나 서로에게 속절없이 빠져들게 되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나는 나한테 필요한 게 위로인 것 같다는 생각을 더러 했었어. 그랬는데 오늘 오빠하고 얘기를 하면서 몰랐던 나에 대해 깨닫게 됐어.” “어떤 면을 알게 됐는데?” “나한테 필요한 건 내가 잘났다는 얘기였더라고.” “너한테만 필요한 게 아니라 우리한테 필요한 거였지. 나야말로 내가 여전히 허재욱이라는 말을 듣고 싶었었던 것 같아.” “오빠, 꽤 잘났으니까 기죽지 마. 알지? 하향 지원은 난 사람들이 하는 짓이라는 거. 나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일수록 한 계단이라도 더 위로 올라가려고 아등바등하잖아.” “지금 네 그 말, 녹음해 두고 가끔 들어야겠다.” “듣고 싶으면 언제든지 전화해. 몇 번이라도 리플레이 해줄 수 있어.” 은강과 재욱의 눈이 마주쳤다. “가끔 보자, 밖에서든 동네에서든.” “볼 때마다 우리가 얼마나 잘난 사람인지 서로에게 일깨워 주자는 거지?”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서 나 자신에게 얘기하듯이 말해 본 기억이 별로 없어.” “몰락한 영혼의 동병상련, 그런 거 아닐까?” “오늘부터 바닥이야, 알지?” “응, 발바닥을 바짝 붙이고 다시 걸어 보겠어. 이런 건 약속해 두는 게 좋겠어. 자고 일어났는데 도로 무너지고 싶을 수도 있잖아.” 은강이 그에게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듬직한 재욱의 새끼손가락이 그녀의 손가락을 휘감았다. 매듭을 짓듯 새끼손가락을 단단히 얽은 두 사람의 엄지가 맞닿았다. 서로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처럼. 그녀는 재욱의 숨결이 가까워지는 걸 느꼈다. 아니, 그에게 서서히 다가가는 제 숨결을 느낀 것 같기도 했다. 부드러운 입술이 닿는 찰나, 그토록 단단히 얽고 있던 손가락이 풀어졌다. 커다란 재욱의 손이 갈퀴처럼 은강의 손가락 사이사이를 파고들었다. 재욱과 은강은 포개진 입술을 조심스레 벌렸다. 둘은 동그란 얼음을 빨 듯 서로의 입술을 빨았다. 내민 혀끝으로 살살 녹여 가며. 젖은 입술이 물리는 소리가, 차츰 가빠지는 숨소리가 둘의 귓불을 붉어지게 했다. 어느 순간 은강과 재욱의 입술이 철판 뒤에서 사정없이 쳐댄 아이스크림처럼 들러붙었다. 거침없이 밀려들어 온 그의 혀가 은강의 입안 구석
작품 정보
〈부서진 것들의 온도〉는 장옥진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원스토리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더로맨틱이다.
평점은 원스토리 4.1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