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사람이 워낙 잘난 탓에 어쩔 수 없이 왕의 총애를 받게 된 전무후무한 인재 김환수. 젊은 나이에 홍문관의 젊은 부제학(정3품)이라는 엄청난 커리어를 지냈으나 결국은 왕의 정치적 도구로써 재산을 몰수당하고 유배형을 당한다. 유배지에서 매일 밤 달님을 그린 시가 인정받아 무려 세자를 가르치라는 명으로 다시 조정에 복귀했지만. 글쎄. 내가 또 당할 줄 알고? 지위를 이용해 한탕 거하게 해먹을 작정으로 찾아간 음인골에서 이름하여 호줍(호랑이 줍기)을 하게 되는데. ** “대호 님.” 짐짓 정중한 목소리로 부르자 바짝 세운 무릎에 감추어져 있던 소년의 머리가 슬그머니 들려 이쪽을 바라본다. 김환수는 중반 상에 고스란히 남아있던 익힌 마늘과 쑥버무리 따위를 떠올리며 물었다. “혹시 곶감은 좋아하십니까?” 곶감. 그 달콤함을 떠올린 산군의 양 볼에 대번 발그스름한 온기가 차올랐다. 위엄을 지키려는 모양으로 요리조리 굴러가던 눈동자가 아래로 고즈넉한 속눈썹을 드리우더니, 이내 처음 보았을 때의 처연함을 담아 수줍게 뜨여 김환수를 바라본다. “내가…….” 김환수가 제 손에 들린 곶감을 보란 듯이 내밀었다. “내가 곶감에는 조금 약하다.” 역시. 곶감 싫어하는 어린애는 본 적이 없지. 대호의 눈이 곶감에 꽂혀 이리저리 손을 흔들어도 곧장 곶감을 따라 움직였다. 픽 웃은 김환수가 곶감을 넘겨주었다. 침을 꼴깍 삼킨 대호가 대번에 곶감을 입에 물고 한입 가득 깨물었다. “맛이 좋습니까?” 대호라더니, 정말 고양이와 비슷한 부분이 있기는 했다. 척 보기에도 작은 입안에 가득 곶감을 넣고 씹는 대호의 양쪽 귀가 바짝 들린 채 쫑긋대고 있었다. 씹을 때마다 쫑긋대는 귀 모양에 잠시 넋을 놓고 있던 김환수가 제 앞으로 나른히 걸어온 대범의 목을 살살 긁어주었다.
작품 정보
〈산군, 소호 그리고 안온한 정원의 나리〉는 백지연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리디·네이버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뮤즈앤북스다.
평점은 리디 4.9점(1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