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한나 코넬리아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도박쟁이 오빠 밑에서도 무탈하게 자라 영주 성에서 하녀로 일할 수 있었으니까. 단 하나, 저를 유독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며 틱틱 대는 둘째 도련님이 좀 거슬리긴 했으나 별 문제될 일은 없었다. 하필 그 도련님과 함께 옷장 안에 갇히는 이상한 상황에 처하기 전까지는. * * * “숨소리 좀 작게 내라고 아까부터 말했잖아.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 못마땅하다는 듯 쯧, 혀를 차는 남자의 미간 사이에는 깊은 주름이 패어있었다. 찌푸린 얼굴마저도 그림처럼 근사한 남자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한나는 억울함을 담아 입을 열었다. “숨을 안 쉴 수는 없잖아요. 애시턴 님.” “누가 쉬지 말래? 작게 쉬라니까.” 아니, 지금 내 숨소리가 그렇게 시끄럽다고? 아무리 내가 숨을 크게 쉬어도 그 소리보다는 밖에서 헐떡이는 샐리아 저 기집애 쥐어짜는 목소리가 더 요란할 것 같은데.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역시 저에게는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평소처럼 둘째 도련님이 저에게 괜한 트집을 잡는구나 싶었던 한나가 입술을 비쭉거렸다. “그리고 그렇게 따지면 저보다는 애시턴 님이 시끄러우신 것 같은데요.” “시끄럽긴 누가 시끄러워.” 네 숨소리가 너무 커서 거의 천둥치는 소리처럼 느껴질 정도라는 되도 않는 말을 속사포처럼 쏘아대며 으르렁대는 남자의 목소리가 한나의 귓불을 간질였다. 마주 보듯 붙어선 두 사람의 몸은 한 치의 틈도 없이 밀착해있었다. 남자의 입술이 한나의 귓불을 불시에 간질이자 저도 모르게 한나가 몸을 움츠렸다. 그러자 좁은 공간 탓에 어쩔 수 없이 남자의 너른 가슴팍 위에 올려져있던 한나의 손바닥 아래로 두근, 두근― 빠르게 뛰는 심장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한나 자신의 것보다 훨씬 빠른, 그리고 유난스레 묵직하게 울리는 소리. 한나는 이번에도 참지 못하고 도톰한 입술을 열어 떠들었다. “도련님 가슴이 시끄러워요.”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두 눈으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시발.” 그 잘난 얼굴만큼이나 모두에게 공평하게 재수 없게 굴기로 유명한 그레이엄 가의 둘째 도련님 애시턴의 얼굴이 새빨간 홍당무로 변해버리는 모습을.
작품 정보
〈도련님 가슴이 시끄러워요〉는 이청 작가의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이다.
리디·카카오페이지·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템퍼링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93, 카카오페이지 6 늘어 누적 93, 19였다.
평점은 리디 3.6점(1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