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그는 마지막 남은 의지로 아델라인을 밀어내려는 듯 손을 뻗었다. “더는 다가오지 마십시오. 지금의 저는….” 허스키하게 갈라진 목소리가 다시 한번 위험을 경고했지만, 열기 어린 숨결과 붉게 달아오른 피부는 이미 그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줬다. 붉어진 얼굴. 그녀는 흐트러진 사제의 단정한 얼굴을 헤치고 싶었다. 가면을 쓴 듯 항상 다정했던 사제의 낯을 엉망으로 만들고 싶은 욕구는 과연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하지만 열이 이렇게 높은데요. 가만둘 수는 없어요.” 아델라인은 망설임 없이 그의 가슴팍에 손을 올렸다. 혼몽해지는 정신을 붙잡으려 테오도르는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결국 그녀의 체온이 가까워지자 기다렸다는 듯 억눌린 신음이 새어 나왔다. 벗겨진 셔츠 사이로 드러난 탄탄한 가슴과 흠잡을 데 없이 매끄러운 피부. 그 누구의 손끝 하나 닿지 않은 성결한 존재는, 맨몸조차 신의 축복을 받은 듯 깨끗하고 신비로웠다. 아델라인은 차가운 물을 적신 손수건을 들어 테오도르의 이마와 목덜미를 닦아주었다. 부드러운 손끝이 투명한 피부를 타고 천천히 미끄러졌다. 몸을 스치는 감각에 열기를 머금은 입술이 떨리는가 싶더니, 그 안에 억눌린 갈증이 옅은 신음이 되어 흘러나왔다. 그렇게 몇 번이나 여인의 은근한 손길이 그의 몸을 유린했을까. 참지 못한 손이 그녀의 손목을 그러쥐었다. 여인을 붙잡은 손길은 아델라인을 밀어내려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이대로 놓아주고 싶지 않은 듯한, 필사적인 갈망이 서려 있었다. 여인의 입술이 물을 머금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그녀의 붉은 입술이 테오도르의 열기 어린 입술 위로 내려앉았다. “……!” 그는 마지막 이성의 끈을 붙잡으며 저항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온몸을 휘감은 열기와 약기운 탓에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부드러운 혀가 조심스럽게 밀려 들어와, 마치 달콤한 유혹처럼 숨결을 탐했다. 마치 메말라가던 가뭄 속 조금씩 흘러내리는 단비처럼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 조금씩 사제의 가슴 구석에 숨겨두었던 어둠을 은밀히 끄집어냈다. 그래. 이것은 저를 시험하고자 하는 신의 시험이다. 유혹에 빠져들어선 안 된다. 그 끝은 분명한 타락밖에 없을 것이었다. 그럼에도, 난생처음 느껴보는 깊이 잠식당하는 듯한 감각에, 그는 본능적으로 여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작품 정보
〈대신관을 타락시키겠습니다〉는 민하랑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원스토리·리디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도서출판윤송이다.
평점은 리디 4.3점(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