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 비단은 귀한 물건이다. 그런데 그 귀한 비단도 만드는 도중에 잘라 버리면 못 쓰게 된다. 베틀에서 심혈을 기울여 절반 정도 완성하였는데, 중심이 되는 날실을 끊어버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중심이 되는 날실과 그 날실을 바탕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는 씨실이 있어야 한 폭의 아름다운 비단이 완성되지만, 중심이 되는 날실을 끊어버리면 아무리 뛰어나고 아름다운 씨실이 있어도 뭘 할 수가 없다. 그와 같은 것이다. ‘삶의 목적’이 없으면, ‘삶의 목적’이 바르지 않으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지위가 높아도,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날실은 ‘삶의 목적’이자 ‘삶의 중심이 되는 부분’이요, 씨실은 자기가 기울이는 노력이라, 확고한 중심을 바탕으로 노력을 기울이면 언젠가 한 폭의 아름다운 비단이 완성되는 것으로 자신이 전과 달라졌음을 문득 깨닫는 날이 올 것인데, 삶은 무한하여 끝없이 비단을 짜야 하니 결국 인간이란 모두 한 폭의 아름다운 비단을 영원히 짜는 직녀다. 그 말은 날실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과도, 날실이 바르지 않으면 절대 아름다운 비단을 짤 수 없다는 말과도 같다. 유유는 한쪽 입꼬리를 드러나지 않게 비뚜름하게 올리는 것으로 아무도 모르게 냉소를 짓고 느릿느릿, 남몰래 혼잣말하였다. ‘난 누군가가 나의 날실을 자르도록 둘 마음은 전혀 없다.’ ◆ 날실은 군주요, 씨실은 천하에 있는 모든 사람이라, 날실이 자기 역할을 잘하여도 씨실이 엉망이면 아름다운 비단은 절대 나올 수 없고, 씨실이 자기 역할을 잘해도 날실이 엉망이면 아름다운 비단은 절대 나올 수 없으니, 결국 날실과 씨실 모두 자기 역할을 잘 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세상’이라는 아름다운 비단이 탄생하는 것이다. 중심이 되는 날실이, 군주인 유유가 아주 확고하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데, 씨실인 자신이 어찌 협력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어찌 돕지 않을 수 있겠냐고, 날실인 이 사람을 어찌 지키지 않을 수 있겠냐고 생각한 유목지는 자신은 씨실이요, 이 사람은 날실이기에 자신이 없더라도 이 사람이 잘할 것이라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그러나 아무리 날실이 좋아도 좋은 씨실이 없으면 한계가 있는지라 자신의 명이 이 사람의 수명보다 길기를 바라면서 유유를 충심으로 받들 작정인 유목지는 진나라의 어리석은 귀족들에게 냉랭하게, 마음으로 ‘네놈들의 정치와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봐라.’라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명백한 찬탈의 뜻을 아무도 모르게 드러냈다. “심심하다.” 귤은 붓을 잘 두고 율을 보면서 잘 모르겠다는 어조로 “심심한가?”라고 물었다. 그 말에 다소 불만스럽게 “그래, 심심하다.”라고 이야기한 율은 아주 소중한 친우를 보면서 씩 웃었고, 귤은 어쩐지 율의 생각을 알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마주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 귤에게 율이 무지 환하게 웃으면서 본론을 꺼냈다. “그래서 다른 차원에서 송나라 무제 유유로 유희해 보려고 한다!” 기억도, 힘도 봉인한 상태로 유유로, 그것도 다른 차원에서 유유로 태어나는 것으로 유유로 유희를 하겠다는, 엄청나게 뜬금없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라 눈을 휘둥그레 뜨고 상대를 봤던 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녀에게 물었다. “그 말은 남자로 유희를 하겠다는 건가?” 율이 씩 웃고 “이때 아니면 언제 또 남자로 태어나 남자로 살아보겠는가.”라고 대꾸하자 소리 없이 웃은 귤은 곧 그녀에게 싱긋 웃고 “그래, 100년 동안 일을 대신해 주겠다.”라고 말했다, 1만 년이라는 기나긴 수명에 비하면 100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기에. - 1 회의 일부 내용
작품 정보
〈자치통감 - 직금(織錦)〉은 슈에링 작가의 패러디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19년 2월 11일이다.2026년 10월 16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92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