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너와 함께라면 영겁도 견딜 수 있다. /어쩌다 보니 아버지(?)와 달콤하면서도 살벌한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하고 싶은 황자의 이야기 그리고 천계에 속한 이들의 이야기/ ◆ “무릎베개를 해 주면 좋겠다.” 매듭에서 손을 뗀 빈이 귀를 의심하면서 승건을 보자 승건이 고소를 짓고 설명하였다. “오늘은 네 곁에서 자고 싶으니 말이다.” “내가 없으면 어쩌려고 그러는가?” 저 무심한 말이 ‘자신이 본인이 없다고 무너지지 않길 바라는 걱정’임을 아는 승건은 가벼운 어조로 “인형이라도 안고 자지.”라고 말했다가 그녀가 “여기 있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에게 내민 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어린아이 크기 정도 되는 거대한 회색 토끼 인형을 승건이 멍하니 보는 동안 빈은 대수롭지 않다는 목소리로 “그럼 난 가겠다.”라고 이야기하였다. 어이가 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서 승건은 어쩔 수 없다는 웃음기가 깃든 눈으로 그녀를 보며 “넌 여기에 있지 않나?”라고 질문 아닌 질문을 하였다. 승건의 의도를 모르겠는지라 승건을 빤히 보는 빈에게 승건이 다시금, 자상하지만 확고하게 “지금 넌 여기에 있다.”라고 이야기하였다. 빈은 승건을 말없이 보았고, 자신을 무감정하게 보는 그녀를 승건은 다정하게 보았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속으로 한숨을 쉰 빈은 인형을 이공간을 보낸 뒤 “저 인형은 아버지에게 맡기겠으니 나중에 아버지에게 가서 찾아라.”라고 말했다. 결국 그녀가 자신의 뜻에 따랐음을 아는 승건은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느끼면서 “그렇게 하지.”라고 답했다. 승건은 그녀가 무릎담요를 소환해 침대의 끝으로 가 그곳에 무릎을 꿇고 앉은 다음 잘 개어진 무릎담요를 무릎 위에 놓는 모습을 보면서 참 그녀답다고 생각하였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빈은 승건에게 무심히 “와라.”라고 이야기하였다. 그러자 문득 그녀와 자신이 엄청 친해졌다는 생각이 들어 시간이 많이 흘렀음을 실감한 승건은 지금의 행복이 영원하길 바라면서 느릿느릿 “그러지.”라고 말한 뒤 정말로 빈에게 가 무릎베개에 누웠다. 그제야 좀 살 것 같아 승건은 두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마시고 더 깊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니 긴장이 풀리면서 몸과 마음이 아까보다 한결 나아진 승건은 이것이 싫지 않아 심호흡을 계속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잠이 오는 걸 느끼자 눈을 떠 그녀를 보았다, 이 시간을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아서. 그러자 보이는 것이 앞을 보는 그녀인지라 승건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동한에서는 태황태후, 황태후, 황후가 금근거(金根車)를 탔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자신을 보는 그녀의 무심한 눈빛과 표정이 “그래서 뭐?”라고 무감정하게 묻는 것 같아, 졸린 와중에도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느끼며 승건은 물었다. “금근거를 가지고 싶나?” 힘이 없어 “황금으로 장식한 수레를 가지고 싶나?”라는 말까지는 묻지 못하고 승건은 조용히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고, 별 이상한 것을 묻는다고 생각하면서 빈은 미약하게 인상을 찡그리고 정면을 무심하게 본 뒤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 말에 호기심이 든 승건은 애써 졸음을 몰아내며 그녀에게 물었다. “그럼 뭐가 가지고 싶나?” 빈은 승건을 보면서 “풍부한 지식, 뛰어난 지혜, 훌륭한 무예, 이것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참으로 그녀다운 말이라 생각하면서, 졸려서 거의 잠들 지경에 이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소리 없이 웃고 만 승건은 조금 딱하다는 눈으로 그녀를 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을 입에 담았다. “훌륭한 인품도 있어야 한다.” “사람이 좋으면 이용당한다. 그리고 사람이 좋아도 복을 받는 건 아니고 말이다.” 정면을 보면서 그녀가 무심하게 한 말이 진실이라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한 승건은 그저 고소를 짓기만 하였다, 그녀에게 미안한 것을 느끼면서. 그녀의 마음을 자신이 부수었다. 전날 자신이 가장 소중한 몸을 내놓지 못하면서도 어떻게 사랑이라는 말을 입에 담는 거냐고 따졌을 때 그녀가 지었던 표정과 눈빛이 잊히지 않아 승건이 괴로워하면서 눈을 감았을 때이다. “게다가 정말로 지혜로운 사람은 인, 의, 예, 지, 신, 이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 승건은 진한 미소를 지으면서 ‘평상시였다면 폭소했겠지.’라고 생각하였다, 그녀의 대답이 명답이라고 소리 없이 혼잣말하며. 그녀의 말이 옳다. 지혜로우니 최대한 실수를 피하고자 할 것이다. 지혜롭기에 아군을 강화시킬 것이고, 적군을 약화시킬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인, 의, 예, 지, 신을 다 갖출 수밖에 없다. 그녀의 말이 생각하면 할수록 통쾌해 좀처럼 입꼬리를 내리지 못하고 옆으로 돌아누운 승건은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슬프게 미소를 머금은 뒤 느릿느릿 속마음을 드러냈다. “노자에 보면 ‘사랑’이 지나치면 반드시 크게 손해를 입을 것이고, ‘저장한 것’이 많으면 반드시 크게 잃을 것이니 족함을 알아야 치욕을 당하지 않고, 그칠 줄을 알아야 위태롭지 않아 오래갈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여기까지 말한 승건은 속으로 한숨을 쉬고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덧붙였다. “아무리 지혜로워도 욕심에 눈이 가려지면 길을 잃기 마련이다.” 자신의 아버지 이세민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러니 위징을 안 죽이지 않았나. 하지만 욕심에 눈이 가려져서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승건은 두 눈을 감았다. 훌륭한 황제가 되겠다는 마음은 좋다. 그러나 그 마음이 변질되면 욕심에 불과할 뿐이다. 아주 비참한 현실을 불러일으키는 욕심 말이다. 승건은 아까보다 좀 더 잠에 빠지는 것인지 정신이 조금 더 몽롱해진 느낌을 받으며 서서히 목소리를 냈다. “빈, 아버지께서는 나에게 완벽을 추구하셨다. 그런 아버지께서 본인에게 완벽을 추구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나? 아들인 나에게 완벽을 추구했기에 본인도 완벽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셨을 분이시다, 안 그러면 아들이 반항할 거라 여겨서. 백성들을 이끌려면 솔선수범만큼 좋은 건 없다는 이야기가 괜히 있는 게 아님을 잘 아시는 분이시니 말이다. 양광이 민심을 잃어 그걸 이용하여 새로운 제국을 세우는 것에 공을 세우신 분이시라 백성들의 무서움을, 신하들의 무서움을 잘 아는 분이셔서 살아남고자 틈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셨을 것이다. 그렇게 여유를 잃고 초조함에 휩싸이면 작은 바람에도 크게 흔들려 끝내 무너질 거다. 그런 아버지를 신뢰할 수 있겠나? 난 아버지를 신뢰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곁을 떠날 수 없다. 몸은 떠나도 마음은 떠나지 못할 거다.” 분명 영원히 아버지를 그리워할 거라 생각하면서 승건은 더 이상 몸에 힘이 없는 걸, 아니,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바로 그때 따스한 이불이 부드럽게 덮여지는 것이 느껴져서 승건은 행복함을 느꼈다. 그 행복감이 안도감으로 변해, 그나마 남아있던 아주 작은 긴장감마저 앗아갔기에 승건은 완전히 잠에 빠지고 말았다. - 21 회의 일부 내용 ◆ 승건은 오늘도 그녀의 무릎베개를 베고 싶은 것을 느끼며, 이제는 진왕이 되신 아버지께서 계실 곳이라 추정이 되는 방향을 보면서 느릿느릿 입을 열어 마음을 공기에 담았다. “만약 내가 필요하지 않게 되면 난 어떻게 될까?” 그때 그녀의 힘이 없었다면, 자신은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했을까, 아니면 살았을까. 그 답을 알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그 답이 긍정이라고 하여도 마음은 그다지 아프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승건은 소리 없이 웃었다. ‘친해진 걸까?’ 이곳에서의 아버지이자 형님인 ‘이세민’을 떠올리며 행복해한 승건은 곧 고개를 숙이고, 그녀가 자신에게 감아 준 붕대를 애처롭게 보며, 자신이 절대 죽일 수 없는, 이곳에서 살고 있는 두 사람, ‘큰형님이자 큰아버지인 이건성’과 ‘둘째 형님이자 친아버지인 이세민’을 떠올리면서 마음이 아픈 것을 느꼈다. 소극적이라고 비난받아도 좋다. 하지만 자신은 누구의 편도 들 수 없기에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리라. 그렇게 다짐하는 승건의 귀에 그녀의 무뚝뚝하지만 다정하게 들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갑자기 그 말이 나온 이유를 알 수 없어 승건은 그녀를 보았다. 그러자 그녀의 눈과 마주치게 된 승건은 두근거리는 것과 동시에 자극을 느꼈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빈이 말했다. “그러니 널 귀히 여길 사람은 분명 있을 거다.” 그 말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가 곧 당황하여 눈물을 닦는 승건을 보면서 속으로 한숨을 쉬고 ‘나아졌다고 여겼더니 또 우는 건가.’라고 생각한 빈은 그래도 승건이 전보다 많이 나아진 건 사실이라 좀 더 부드럽게 승건에게 “희망을 가지고 네 자신을 귀하게 여기되, 널 귀히 대하는 사람이 나타나도 그 사람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 마라. 네 자신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어라. 사람의 앞날은 누구도 알 수 없어 언제 어떻게 헤어지게 될지 모르니 말이다. 그 사람이 없다고 무너질 거라면 애초에 안 만나는 게 좋다. 그 사람이 없어도 살 수 있게 네 자신을 강하게 단련시켜라.”라고 이야기하였고, 그녀의 말이 사실상 “내가 없더라도 잘 살아라.”라는 말인지라 소리 없이 웃은 승건은 본인이 자신에게 있어 ‘그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는 그녀를 수많은 감정이 담긴 부드러운 눈으로 보았다가 “그러지.”라고 답하였다, 그녀와 자신이 헤어지게 될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굳게 믿으며. - 24 회의 일부 내용 ◆ “누구의 목을 조이려고 장군의 자리가 좋다고 이야기하는 건가?” 승건은 부드럽게, 가볍게 대꾸했다. “나라를 위해 충성을 바치려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괴롭히기는 누구를 괴롭히겠습니까?” 세민은 고개를 저었다, 질려서. 세민이 독하다는 눈으로 승건을 보며 비아냥거리듯이 “말을 참 예쁘게 하는구나.”라고 이야기하자 승건은 씩 웃고 “칭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받아쳤다. 기가 막혀서 헛웃음을 흘린 세민은 살짝 상체를 승건이 있는 쪽으로 숙이고 “그럼 내 장수가 되는 건 어떤가?”라고 부드러우면서도 예기가 깃든 어조로 질문 아닌 질문을 던졌고, 승건은 다정하게 “앞으로도 형님을 호위하고 싶은데, 그래도 되겠습니까?”라고 반문하였다. 확답을 듣지 못해 답답함이 들어 인상을 찡그릴 뻔한 세민은 두건덕이 있을 거라 여겨지는 방향을 보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어조로 “그러고 보니 두건덕은 아직도 항복하지 않고 있구나.”라고 이야기하였고, 승건은 입맛이 쓴 것을 느끼며 화제를 바꾸었다. “어쨌든 정벌에 성공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형님.” 세민은 다정하게 “고맙다, 승건아.”라고 이야기하였고, 승건은 미소로 화답하였다. - 27 회의 일부 내용 * ‘괴짜(?)와 함께하는 삶’과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 추천 : ‘괴짜(?)와 함께하는 삶 → 너와 함께라면’순으로 읽는 것
작품 정보
〈너와 함께라면〉은 슈에링 작가의 판타지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17년 9월 7일이다.2026년 10월 16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40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