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남편은 그 아침, 아무 말도 없이 떠났다. 다섯 달 전 이 집에 들어온 스물둘의 새어머니와, 서른한 살의 아들만 남았다. 호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어머니라고 부르기엔 너무 어렸고, 다은 씨라고 부르기엔 이미 너무 가까웠다. 빈 식탁. 꺼진 안방. 향 냄새만 남은 상복. 슬픔이 전부일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날 밤, 복도에 다른 소리가 흘렀다. 잠든 척한 이불 아래로 무게가 내려앉았고, 죽은 사람의 이름이 산 사람의 숨 위에서 불렸다. 다음 날 아침은 평온했다. 접시 두 개. 짧은 인사. 마주치지 않는 눈. 그 평온이 더 이상했다. 이른 퇴근. 수건 한 장. 완전히 닫히지 않은 문. 사랑해서 결혼한 집이었다. 돈이 아니라, 그 사람이 다정해서 왔다. 그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자, 남은 어른은 아들뿐이었다. 선을 먼저 넘긴 쪽이 누구인지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다. 이제 그 집에는 부르면 안 되는 이름과 들으면 안 되는 숨과 알아서는 안 되는 밤만 남았다.
작품 정보
〈어린엄마.〉는 郞化 작가의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26년 9월 11일이다.2026년 10월 16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2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