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음탕한 선황제가 내지른 기백의 핏덩이 중 하나였다. 그것도 천한 카린족 사생아의 피가 섞인. 과시 선황제가 뿌린 씨 중에 그만큼 미천하게 태어나, 그만큼 비참하게 자라, 그만큼 높은 자리에 오른 자가 과연 있던가. 이강의 삶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처절한 쟁투였다. 잔인하고 무자비한 생존 앞에서 그는 더욱 비정해야 했고, 더욱 냉혹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이강은 도망친 여인 하나 때문에 검은 숲을 미친 듯이 헤매고 있었다. 그에게 처음으로 그 어떤 갈망을 품게 하고, 그 어떤 꿈을 꾸게 하였던 여인, 송희연. 감히 그를 기만하고 또다시 도망쳐 버린 자그마한 계집. 그 계집 하나를 얻자고 제가 뭔 짓을 했는데, 어찌했는데! “희연! 송희연!” 이강은 두 눈을 부릅뜨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예리하게 잘 벼린 칼날처럼 광기로 번들거리는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안광이 몽밀한 숲을 밝히니 흉흉한 살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가 찾는 앙큼한 계집애의 치맛자락, 머리카락 한 올 보이질 않았다. 그저 어둠, 어둠,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 “나와.” 낮고 짧지만, 오금이 저릴 만큼 냉기 가득한 음성이 검은 어둠을 갈랐다. 이강이 성큼성큼 노기에 찬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검은 숲이, 검은 밤이 두려움에 파드득 몸을 떨었다. 송희연, 네가 감히 나를 버리고 도망쳤구나.
작품 정보
〈꽃 그림자 붉게 드리울 때〉는 신윤희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시계토끼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15 늘어 누적 4,647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