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죽지 못해 망가진 인형처럼 세상을 사는 여자, 그 여자를 세상에 잡아두려는 남자. 열두 살 어린 소년이 정신 나간 여자를 혼자 힘으로 보살폈다. 도구도 없이 사냥하고 먹을 것을 구하면서 쫓기는 그녀를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흔적을 지웠다. 이리아난은 당시의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세상과 단절된 것처럼 자신의 기억과도 단절되었다. 하지만 드문드문 떠오르는 기억 속에는 언제나 에스트레가 있었다. 지금처럼 불을 피우고 물을 떠다 억지로 먹이고, 엉엉 울며 그녀의 손을 잡아주던. 불현듯 눈을 뜨면 보석 같은 투명한 눈으로 하염없이 그녀를 바라보던 소년이. 에스트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영악하다고 해도 좋았고 비겁하다고 해도 좋았다. “사랑해.” 한순간에 몰아친 저돌적인 고백이었다. 이리아난의 얼굴이 터질 듯이 붉어졌다. 첨벙. 결국 그녀는 뒤로 넘어가 머리끝까지 물속에 처박히고 말았다. * * * 그리고 그녀를 원하는 또 한 명의 남자, 지독히 오만한 군주가 여기 있다. 베네독스의 손가락이 살 속으로 파고들었다. “흡.” 피부를 뚫어버릴 듯한 통증에 헛숨을 들이켰다. 그녀를 짓누르면서도 내려보는 검은 눈동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으득. 뼈와 근육이 어긋나는 고통에 눈앞이 아찔했다. 통증과 분노가 간신히 버티고 있던 얄팍한 인내심을 날려버렸다. “정신, 나간, 새끼.” 앙다문 잇새로 한 자 한 자 씹어 뱉었다. 베네독스가 그녀의 어깨를 확 끌어 올리더니 내던지듯 벽으로 밀어붙였다. 퍽. “윽.” 내장이 울릴 정도로 세게 벽에 부딪혔다. 베네독스는 그녀를 시선 높이까지 끌어 올리고 몸으로 짓눌렀다. 숨결이 피부에 닿을 만큼 얼굴이 가깝게 다가왔다. “감히 연맹의 군주에게 정신 나간 새끼라니.” 어깨에서 떨어져 나간 손이 그녀의 목을 움켜쥐었다. 모자란 숨을 찾아 벌어진 입속으로, 꽃잎처럼 붉은 혀가 드러났다. 베네독스는 숨을 트여주는 대신에 자신의 입으로 나머지 숨마저 틀어막았다. “흡.” *탈라란 시리즈 이야기 순서 <할란의 요람> <시간의 틈> <암흑의 달> <기다림의 끝> 번외 <흐드러지는 달>
작품 정보
〈시간의 틈〉은 앰버진 작가의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이다.
봄툰·미스터블루·조아라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조아라다.
연재 시작은 봄툰 2024년 6월 6일이다.2026년 10월 17일 기준 연재 회차는 봄툰 56화다.
완결일은 봄툰 2024년 6월 6일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2 늘어 누적 528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