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비도 없는 풍랑이 연이어지면, 남향 사람들은 수신의 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수신의 첩이라는 이름의 산제물을 바쳤다. 이번 산제물인 '막내'가 눈을 떴을 때는, 아름다운 수궁이 눈 앞에 펼쳐졌다. 그곳에서, 그를 만났다. “왜 원망하지 않느냐.” “원망스럽지 않으니까요.” “왜 나를 원망하지 않아, 왜…….” 차라리 한바탕 울면서 욕이라도 해주면 덜 괴로울 것만 같았다. 쥐어짜내듯 목소리를 토해내는 윤의 이마에, 연이 톡 하고 가볍게 손가락을 얹었다. “이렇게 안아주셨잖아요.” “…….” “그리고 제가 없으면 안 된다고 해주셨잖아요.” 그 말 한마디가 대체 뭐라고, 옥좌에라도 앉은 사람처럼 기쁘게 웃는가. “저는요, 외롭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왜냐면 원래 그렇게 사는 건 줄 알았거든요. 혼나고, 맞고, 구박받고, 그러면서 하루하루 겨우 끼니를 채우다 굶어 죽는 게 인생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연의 손끝이 윤의 입술을 어루만졌다. “이제야 알겠어요. 제가 계속 외로웠다는 거, 그리고 이제야 외롭지 않게 되었다는 걸요. 그래서 저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가, 연은 몸을 웅크려 윤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전하, 한 가지 청을 드리옵니다.” 늘 긴장해서 허둥거리거나 태평하게 웃거나 둘 중 하나이던 연이 드물게 들려주는 차분한 목소리였다. 윤은 몹시 무서운 예감이 들었다. “……무엇이냐.” “교합하면, 따뜻한가요?” 그 질문만은 대답을 회피할 수가 없었다. “……따뜻하겠지.” 그러자 윤의 품에 얼굴을 묻은 채로 연이 작게 웃는 소리가 났다. 희미한 숨결이 윤의 가슴팍을 간질였다.
작품 정보
〈수신의 반려〉는 은채민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봄툰·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벨벳루즈다.
연재 시작은 봄툰 2022년 7월 15일이다.2026년 10월 17일 기준 연재 회차는 봄툰 22화다.
완결일은 봄툰 2022년 7월 15일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6 늘어 누적 780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