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윤재야.” “응?” “나랑 자자.” 민윤재, 유세이의 남사친. 잘생겼지, 똑똑하지, 집안도 좋지. 게다가 직업도 검사다. 진짜 잘생기고 잘난 놈. 그리고 12년 동안 한결같이 남자사람친구이기만 한 놈. 그러나 그녀에겐 ‘남자’ 친구였다. 그것도 한없이 안기고 싶은 야한 친구. 친구 자리마저 잃어버릴까 봐 고백조차 못하던 그녀는 드디어 그에게 고백을 하지만, 결국 대차게 차이고 만다. 다시는 친구도 뭣도 아닌 채 남남처럼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어려울 때 역시나 곁에 있어 주는 건 윤재밖에 없다. “윤재야…… 그냥, 하자.” “그래. 하자, 그냥.” [본문 내용 중에서 ] “윤재야.” “응?” “나랑 자자.” “풉!” 오랜만에 만나 편안한 마음으로 그녀와 술 한 잔 기울이던 윤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녀의 말에 마시던 와인을 도로 뱉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하지만 세이는 그 어떤 때보다 진심이었다. 바 직원이 그에게 냅킨을 건넸고 윤재는 입 주변과 옷에 튄 와인 자국을 대충 닦아내며 세이에게 소리쳤다. “너 취했어? 와인에 잘 취하지도 않는 애가 갑자기 왜 이래?” “나 결혼해. 알잖아.” 알고 있었다. 그녀가 결혼한다는 소식은 이미 매체를 통해 일찍이 알고 있었다. 그녀가 아닌 매체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 못내 섭섭했던 기억을 꺼내며 윤재가 쓰게 웃었다. “그래. 너 결혼해, 이 녀석아. 결혼하는 녀석이 왜 이러냐. 정신 차려. 12년 지기 친구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 그러면서 그는 세이의 시선을 피하며 와인 물이 든 옷에 신경을 썼다. 지워지려나, 버려야 할 것 같았다. 지난 유럽 여행 때 마음에 들어 산 셔츠였는데 몇 벌 더 사둘 걸 그랬단 마음에 짧게 혀를 찼다. “너랑 나, 각자 결혼하고 나면 이렇게 다시 볼 수 있겠어?” 그 물음에 윤재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입술을 꾹 다물고 와인 잔의 베이스에 검지와 엄지를 올린 그가 스템을 잡고 안에 든 와인을 살살 돌렸다. “절대 그럴 수 없을 걸. 넌 떳떳할 수 있어도 난 떳떳하기 힘들거든.” 답을 회피하는 윤재를 보며 세이가 웃었다. 답하기 곤란한 상황에 늘 다른 짓을 한다, 지금처럼. “나 너 좋아했어, 오래전부터.” 하지만 이제 더는 그 모습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마음을 애써 감추고 싶지 않았다. 곧 결혼이란 걸 한다. 그것도 세상 가장 싫어하는 족속인 상대였다. 나이가 많은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나잇값을 못하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자기의 능력이 아닌 것들을 쥔 주제에 그것만을 믿고 기세등등한 자였다. 그리고 그런 자에게 결국 기대야 한다는 것이 세이는 가장 치욕스러웠다. 그런 놈에게 자신의 처음을 빼앗기는 건 더더욱 죽기보다 싫었다. “취했네, 유세이.” 세이의 그 고백을 윤재는 가볍게 치부했다. 취기로 인한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고백이라고 믿는 것 같았다. 그래, 술김을 빌린 것은 맞다. 하지만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고백은 절대 아니다. “취했어도 너한테 이런 말 안 해.” “근데 왜 해? 일어나. 집에 가자.” “하자, 우리.”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유세이, 일어나.” 세이는 그동안 꼭꼭 숨겼던 모든 것을 다 토하듯 쏟아냈다. “너 좋아한다고!” 와인 바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윤재는 부쩍 당황했다. 어쩔 줄 몰라 하며 허둥대던 그가 일단 세이를 일으켜 그녀에게만 들리게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 “알겠어. 그러니까 일단 나가자. 집에 데려다줄 테니까, 일어나.” “그러니까 내 처음은 너랑 하고 싶어. 하면 안 돼?”
작품 정보
〈야한 친구〉는 비향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더로맨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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