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에반. 너는 나를 떠나지 않을 거지?" 짙은 녹음이 내려앉은 베르디아의 눈동자가 나를 옭아매듯 향해 있었다. 희대의 사이코패스 제국 최악의 망나니 악녀. 누군가의 인정을 갈구하다 끝내 타락해버린 그녀의 화려한 드레스 자락이 내 구두 끝을 스쳤다. 나는 단정하게 정리된 흑발 아래로, 감정을 철저히 지운 채 고개를 숙였다. "물론입니다, 아가씨." 언제나처럼 무뚝뚝하고 이성적인 비서의 목소리. 하지만 그건 완벽한 거짓말이었다. 단정하게 멘 넥타이 너머로 내 심장은 불안감에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이 지옥 같은 단순 고용 계약 만료까지 남은 시간, 단 3일. 나는 게임 속 엑스트라 비서인 '에반'에 빙의한 이선우일 뿐이다. 원작에서조차 묘사되지 않은 이 악녀의 과거와 내면의 상처 따위, 내가 알 바 아니었다. 그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업무 매뉴얼대로 그녀의 행동을 긍정해 주었을 뿐인데, 어딘가 단단히 잘못되어 버렸다. "네가 아니면 안 돼, 에반. 오직 너만이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잖아." 선명한 녹색 머리카락이 내 어깨를 스쳤다. 나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서늘한 광기와 함께, 벼랑 끝에 매달린 듯한 기형적인 의존이 뱀처럼 도사리고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그저 비서로서 건넨 기계적인 긍정이 그녀에게 완벽한 '구원'으로 착각되기 시작한 것은. "넌 내 거야. 영원히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마. 내곁에 있어줘 날 계속해서 구원해줘."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작품 정보
〈그저 살기 위해 아부했을 뿐인데 악녀의 눈빛이 이상하다.〉는 허접고블린 작가의 판타지 웹소설이다.
노벨피아에서 연재 중이다.
연재 시작은 노벨피아 2026년 6월 17일이다.2026년 10월 18일 기준 연재 회차는 노벨피아 1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