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늦었습니다.” 그 흔한 인사도, 미안하다는 사과도 없었다. 그저 이 자리가 답답한 듯 자리에 앉으며 넥타이를 느슨하게 당긴 후 단추를 풀며 힐끔, 잔을 응시하며 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 그런 그에게서 시선을 내려 자리에 앉았다. “급하긴 한가 봅니다. 당연히 갔을 거라 예상했는데.” 돌아가지 않고 이 자리를 지킨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탓하는 뜻으로 들렸다. 그의 말대로 급한 건 자신이었다. 만약, 그가 이대로 나오지 않고 퇴짜를 놨다면 무차별적인 폭력에 며칠을 시달렸을 터였다. 선을 보기 시작한 지 무려 5년이었다. 그동안 정말 무수히 많은 남자와 선을 봤지만, 죄다 퇴짜였다. 결혼하기 싫어하는 모습이 언뜻 보였을 수도 있다 치더라도 남자들은 뒤돌아서면 모두 한결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답변이었다. 애프터가 있어도 그 이후 역시나 퇴짜.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고 이제는 그녀에게 들어오는 선이라고는 이혼남이었고 그러다 운 좋으면 총각이었는데 사회적으로나 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이들이었다. “불행하고 지옥 같을 텐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를 홀짝이며 그는 이미 이 결혼에 대해 결론지었다. 지옥. 그녀에게는 이곳이나 저곳이나 지옥이었고 불행했다. 장소와 대상만 달라질 뿐, 그녀에게 있어서 그 어디든 무의미했다. 심지어 그 무시무시한 폭력도 감흥조차 없었다. 폭력이 무서운 게 아니었다. 엄마에게 받는 냉대와 멸시,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비난이 두렵고 힘겨웠다. 그 모든 것들에 있어서 익숙해질 만도 한데 엄마에 관해선 익숙해지지 않았다. 그러니 그와의 결혼이 아무리 불행하고 지옥 같아도 익숙해질 것이다. “괜찮습니다” 덤덤하고 딱딱한 말투와 차가운 음성이었다. 내리깔고 있던 그녀의 두 눈이 그를 향했다. 처음 들어올 때 이후 두 번째 눈 맞춤이었다.
작품 정보
〈Duet〉는 invito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글림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8 늘어 누적 2,496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