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현대물, 동거, 재회물, 운명적사랑, 재벌남, 까칠남, 오만남, 평범녀, 상처녀, 순정녀, 애잔물 기다림에 지친 그가 일어나 테라스 창을 열었다. 한 손에 들린 담배에 뿌연 안개가 흩어졌다. 그의 어깨 위로 퍼진 하얀 연기가 환상처럼 보였다. 차라리 모든 것이 꿈이었으면. 깨어나면 모든 것이 사라져 있었으면. “당신, 결혼… 안 하면 안 되는 거예요?” 그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예상치 못한 말에. 동요한 그의 떨림이. 심장에 파동을 일으켰다. 나는 단 한 번도 그의 결혼을 반대한 적이 없었다. 이미 모두 정리된 얘기였다. 어떠한 선택도, 어떠한 결과도 내게는 결정할 권리가 없었다. 내가 바라보는 그가 있다. 나와 함께하는 그가 있다. 그것만으로도 족했던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니 이제 그런 것들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다. 사람의 감정을 확신할 수 있을까. 나는 욕심이 생겼고 그 욕심을 막을 방법을 몰랐다. 그저 이 낯선 감정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건 안 돼. 이미 끝난 얘기고.” 그렇겠지. 그의 대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결국 이 길의 끝에서 내가 택할 수 있는 건 한 가지뿐이었다. 용기를 내야 한다. 지금 하지 못하면 영영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 아니면, 이 미로 속을 죽을 때까지 헤맬 거라고. ?“우리 그만해요.” 목소리의 떨림이 멈추질 않았다. 뱉고도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 머리가 시키는 대로 뱉었을 뿐인데 가슴이 찢긴 듯 아파 왔다. 원하면서도 원하지 않던 순간. 이별을 말하면서도 만남을 원하던 순간. 모든 것이 모순인 순간. 머릿속으로 연습하고 연습했던 장면들이 스쳐 갔다. 얼마나 반복했던가. 수백 번, 수천 번을 되뇌던 말. 해야 하지만 그럴 수 없어 더 고통스러웠던 말. 그가 뒤돌아 내게로 왔다. 빛이 역광으로 쏟아지는 탓에 그의 표정이 보이질 않았다. 마음을 돌렸을까. 내 손을 잡아 줄까. 조금은 아쉬워해 줄까.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들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작품 정보
〈중력(gravity)〉는 찰나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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