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나는 뻔뻔한 얼굴로 되물었다. “저 먹고 싶은 거 다 골라도 돼요?” “얼마든지.” “이 편의점 몽땅 털어두요?” “그럼.”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아저씨는 따뜻하게 받아 준다. 나를 얼마나 봤다고. 기껏해야 나흘째인걸. 아무렴 어떠랴. 괜스레 눈물이 차올라 더 밝게 웃었다. 이혁은 그런 나와 아저씨를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그가 들으라는 듯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저게 눈치만 없는 줄 알았더니 염치도 없네.” 모든 게 한여름 밤의 꿈처럼 끝나 버린 시절이었다. 건너편 창고, 아저씨의 다정한 미소, 그 얼굴을 바라보는 나와 이를 못마땅히 여겼던 너. 그러나 이후 교실은 늘 그 애의 이름으로 떠들썩했다. 그래서였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 네게 빠졌던 게. 며칠 전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끝난 그 애를 뒤따라간 적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 짓 같았지만 별수 없었다. 나도 내가 이런 놈인 줄 몰랐으니까. 그 애가 어느 빌라로 들어가는 걸 확인했다. 가방에서 어머니가 만든 구인 전단지를 꺼내 골목 전봇대에 붙였다. 이제 밑져야 본전이었다. 우리가 운명이라면 어떻게든 얽히게 될 테니까.
작품 정보
〈이혁의 순정〉은 하다영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에서 연재 중이며 출판사는 다향이다.
평점은 리디 2.2점(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