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쓰레기 같은 현실을 내다 버리고 도망쳐 온 예창. 그곳에서 만난 남자 역시 쓰레기였다. 한눈에 봐도 막돼먹은 인생을 거쳐 온 그런 쓰레기. “조심해, 밤길. 그러다 나쁜 아저씨한테 코 꿰일라.” 저 새카만 남자와 두 번 다시 엮일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건만. 그녀는 저도 모르는 새에 최겸현과 질퍽하고 끈적하게 뒤얽히고 만다. “아저씨가 나한테서 원하는 건 뭐예요?” 진주는 천연하게 물었다. 최겸현은 고민하는 시늉도 하지 않고 즉답했다. “그냥 꽉 묶여 있어, 지금처럼. 살더라도, 죽더라도.” 그 말로는 성에 안 찼는지, 그는 좀 더 적나라하게 살을 붙였다. “혹여 네가 나 때문에 뒤지더라도.” 말도 안 되는 바람이었다. “많은 걸 바라시네요.” “장담하건대 넌 그렇게 돼. 이미 현재 진행 중이고.” 그 말이 꼭 제 몸 구석구석으로 악성 종양이 퍼져 나가고 있다는 선고처럼 들렸다. 손쓸 수 없이, 아주 깊숙하고 치밀하게. “죽으면 끝이에요. 혹시나 내가 바다로 뛰어들면 같이 따라 뛰어들 거 아니잖아요.” “네가 죽겠다면서 머리 풀고 당장 바닷물에 뛰어든다면….” 대답은 조금 전처럼 시원하게 나오지 않았다. 그는 그 설마의 망상을 머릿속으로 생생하게 그려 보고 있는 듯했다. “난 너 따라 안 뛰어들어. 대신 추모식은 남부럽지 않게 존나 잘 치러 줄게.” 다칠 걸 알면서도 물러설 수 없었다. 이 까맣디까만 다정에 이미 현혹되어 버렸으므로.
작품 정보
〈악순정 (惡純情)〉은 김각희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몽블랑이다.
평점은 리디 4.4점(5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