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초목과 짐승이 성하느라 소란한 어느 봄날 한밤중. 동강의 용 진헌은 어린것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동자개는 들어라.” “하명하옵소서.” “주워 오너라.”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불청객이라기에 생의 궤적이 지나치게 짧다 사료되옵니다.” “그러니 주워 오라는 게 아니냐.” 못 들은 척을 하려 해도 도저히 가능하지 않았기에, 비늘을 먹여 아이를 거두고 가람이라는 이름을 붙인 뒤 정성스럽게 길렀다. 잉어만 하던 아이가 노루만 해지고, 버드나무처럼 크게 자랄 때까지. “무슨, 말이라도 해 주세요. 당신한테 저는 정말 주워 온 아이일 뿐인가요?” 그런데, 그렇게 정성 들여 기른 아이에게 홀라당 잡아먹히게 생겼다. 별일 없던 강에 분탕질하는 건 사람. 하지만 기어이 살리는 것도 사람. 사람의 아들과 젊은 용의 성장형 로맨스, 사월 삼경 가람에. “진헌 님. 있잖아요. 저는 가람이잖아요.” “그래.” “진헌 님이, 가람이 해라― 해서 가람이잖아요.” “그랬지.” 따뜻한 이마가 목덜미에 닿았다. 찬합이 쏟아지는 걸 아랑곳하지 않고 더 깊이 안겨 든 가람에게서 새삼 은목서 향기가 진동했다. 가을에 피어나는 새하얀 꽃. 만 리까지 퍼질 만큼 자욱한 향기를 헤치고, 동아줄처럼 단단해진 팔이 진헌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러면, 제가 가람이일 동안에는. 진헌 님을 기다려도 되는 거지요?” “…….” “제가요, 아주 오래오래 살 테니까요. 잘 기다릴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이제 한 품에 안아 주지도 못할 만큼 자라난 가람이 어린애처럼 물었다. 그 속삭임이 간절했다. 마음이 꽉 조여들 만큼.
작품 정보
〈사월 삼경 가람에 외전 [BL]〉은 박티피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네이버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뉴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