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세상에 온통 슬로우 모션을 걸어놓은 것 같았다. 나를 향한 손끝, 흩날리던 머릿결, 가늘게 휘어진 채 반짝이던 눈망울. 살랑거리는 바람이 감싸는 모든 것이 꿈결 같고 따사로워서 내내 그렇게 내 안에 가둬 두고 싶었다. 그래서 몰랐나 보다. 천천히, 천천히 모래알처럼 내 손을 빠져나가도 바보같이 쥐고 있다 생각했다. 내 손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 가족의 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가정환경에서 외로이 큰 강지은. 엄마와 단둘이 사는 저택에 어느 날 ‘엄마의 애인’이라는 성은아가 들어온다. 살갑게 다가오는 성은아와 다르게 지은은 불쾌하고 얼떨떨한 마음뿐이다. 엄마에게 인사도 하고 성은아에 대해 이야기도 할 겸 늦은 밤 엄마의 작업실에 다다랐을 때, “으응! 깊어… 깊어요, 선생님.” “은아야. 참아야지, 쉿.” 귓가를 스치는 소리에 발걸음이 얼어붙었다. 지은은 성은아와 엄마와의 정사 장면을 목격한 후 본능적인 거부감으로 성은아를 경멸하기 시작한다. “그러고 살면 부끄럽지 않나?” “응? 부끄러워? 뭐가?” “몸 팔아서 남의 집에 얹혀사는 거.” “뭐든… 팔 수 있는 게 있다면 좋은 거라고 생각해.” 분명 경멸하고 혐오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지은은 자기도 모르게 ‘성은아’가 열락에 들떠 신음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그녀에게 끌리고 있었다. 그렇게 지은은 혼란감과 비참함을 느끼며 아빠에게로 도망가는 것을 선택한다. 그리고 반년 뒤, 엄마의 부고를 듣고 다시 찾은 집에서 ‘성은아와 2년간 함께 살 것’이라는 엄마의 유언을 듣게 되는데.
작품 정보
〈[GL] 슬로우 모션(Slow Motion)〉은 캬베츠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뮤즈앤북스다.
평점은 리디 4.2점(1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