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어릴 때의 첫사랑이 돌아왔다. “윤경아, 안녕.” 하필 자신이 최애 덕질을 하고 있을 때에 말이다. “안 본 사이에 무척이나 활기차졌네.” “…….” 윤경은 다시 현실을 부정했다. 오, 신이시여. 이것도 악몽일 것이다. 언젠간 이혁을 마주하게 되더라도 오늘은 아니었다. 오늘만큼은 아니어야 했다. 윤경은 제 차림을 빠르게 위아래로 훑어봤다. 하필 다 늘어진 하늘색 티셔츠에 2년 전에 수능 때 자주 입어 해진 반바지. 거기에 머리는……. 이건 아니야. 다시 시간을 돌려야 한다. 되감기 해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녀에게 한없이 매정했다. 그는 6년 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예전에는 소년미가 있었다면 지금은 한층 어른스러워졌다. 그에게서 성숙미가 풀풀 풍겼다. “윤경이는 오빠 보고 싶지 않았어?” 첫사랑이자, 제게 잊지 못할 수치와 악몽을 안겨준 남자. 그러면서도 제 치욕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비밀로 지켜준 남자. 그의 입술 끝이 호선을 그린다. 그가 가만히 서 있는 그녀에게 가기 위해 발을 내디뎠다. “오빠는 윤경이 보고 싶었어.” 고막을 녹일듯한 부드러운 음성에 윤경은 말라가는 입술을 들썩였다가 다물었다. 저를 향해 언제나 그랬듯이 변함없이 환하게 미소를 짓는 그를 멍하니 바라봤다. “……이혁 오빠.” 맙소사. 손에 들린 캔이 그녀의 마음처럼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오빠를 꼬시는 과정. 다섯 가지의 행동 실행하기. 1. 쉴 틈 없이 눈앞에 알짱거린다. 2. 빤히 바라보다가 눈 마주치면 슬쩍 웃는다. 3. 뜬금없는 타이밍에 “오빠 생각나서 샀어”라며 사소한 선물 준다. 4. 가끔은 훅 들어오는 반전 매력 보여준다. 5.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소녀인 척 굴면서 남심을 자극한다.』 윤경은 이성이 끊어지지 않도록 정신을 붙잡으며 아랫입술을 쓸었다. 손바닥에 땀이 배어 나오고 숨결이 거칠어지려고 하고 있었다. 콧구멍이 확장되려는 걸 애써 자제하며 입술을 꽉 다물었다. 2D 인물만 보고 산 지 어언 6년. 연애를 경험이 아닌 2D로 보고 배웠다. 그 이상의 것도 눈으로 보고 익혔다. 남자라면 설레고 떨려 하는 연출을 만드는 데 자신이 있단 말이었다. ‘나한테 빠지다 못해 헤어 나오지 못하도록 만들 거야. 나 없이 살 수 없도록 해줘야지.’ 나이 스물하나 먹을 동안 연애 한번 해보지 못한 모태솔로인 나 이윤경한테 드디어 기회가 왔다.
작품 정보
〈오빠를 꼬시는 과정〉은 하루가 너무 길다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네이버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Pavel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