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유란, 한국인으로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고등학교에서 엘이라는 미소년을 만났다. 그러나 첫사랑의 달콤한 향기는 끔찍한 악몽으로 변해 버린다. 모든 것을 묻어 버리고 정신없이 살아간 12년 후, 운명처럼 코마 상태에 빠진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 한때 사랑했고, 지금은 증오하는 남자를. 그를 죽음에서 구해 올 기회가 있다면 어찌할까? 란은 그를 위해 미지의 어둠 속으로 뛰어들 수 있을까? 그 속에서 진정한 그를 만난다면, 그를 이해할 수 있게 될까? 그때 멀리서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아득해서 꿈처럼 몽롱하게 들린다. 그가 처음으로 그녀의 몸을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뜨거운 아랫도리가 텅 빈 것처럼 느껴졌다. 신음도 못 지르고 란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사내의 억센 힘이 남아 있는 온몸이 아팠다. 몽롱한 시선 끝에 도시의 야경이 보였다. 흐르는 빗줄기 사이로 얼룩진 도시. 여기가 어디지? 내가 왜 왔던가? 나는… 누구지? “란, 정신 차려.” 누군가 말한다. 누구지? 검은 머리의 소년? 흑인 남자? 휘날리는 눈보라? 웅얼웅얼하는 소리 속에 정신이 가물거린다. 남자가 말한다. “어디로 도망쳤다고?” 누가, 누가 도망을 친 건가? 그 순간, 눈앞에 에메랄드색 불상이 보였다. 누군가의 목에 매여 있는 부적. 부적! 아버지! 란의 눈이 번쩍 떠졌다. 일어나, 유란. 어서! 카일이 전화를 끊으며 뒤돌아서는 순간, 후들거리며 서 있는 그녀를 발견하고 굳어졌다. 그의 눈이 가느다래졌다. 그녀가 뒤돌아섰다. 붉은 머리카락 사이로 그를 노려보더니 불쑥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입이 험한 욕설을 중얼거리듯 움직인다. “넌 결코 날 지배할 수 없어, 카일.”
작품 정보
〈기억을 훔치는 자〉는 최지안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나인이다.
평점은 리디 4.2점(62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