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열아홉 호정에게 모진 학대보다 견디기 힘든 건 차디찬 외로움이었다. 몇 번이나 죽으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실패했다. 그러다 우연히 마주친 사내. 한눈에 보아도 귀한 신분을 지닌 아름다운 사내 앞에서 호정은 얼굴을 내보이기 어려울 만큼 부끄러움을 느꼈더랬다. 한데 그가 혈귀라고 소문이 자자한 김희신이었다니. 게다가 그에게서 청혼까지 받다니. 고작 한 번 본, 이 보잘것없는 사생아에게 청혼하는 그의 저의를 알 수 없었다. “저와 혼례를 하시겠다고요? 제가 가진 거라곤 몸뚱이뿐인데….”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겁니다.” 두려웠다. 하나, 그녀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요사스럽고, 아름다우며, 기이한 그에게 이미 홀려 버렸기에. 《발췌》 “정식으로 혼례를 올리면, 제 부인이 되시겠지요.” 희신이 다정히 속삭였다. “저는 색(色)에 열중하거나 중히 여긴 적이 없고, 제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취향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의 붉은 입술이 호선을 그리고, 눈이 살포시 접혔다. 사람을 홀리는 요괴처럼. “다만 성정이 잔인한 편이라, 거친 것을 좋아할 거란 막연한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호정은 그의 눈을 바라보다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처럼 가볍게 웃었다. “저 또한 모르는걸요.” “최대한 거칠지 않게 하겠다고 약조하겠습니다.” 희신은 먹잇감을 살피는 듯한 무서운 눈을 웃음으로 숨기며 호정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머리카락 한 올도 놓치기 싫다는 것을 숨겨야 했다. 유순한 초식 동물을 잡아먹기 직전까지 맹수가 보이는 침착함. 그가 제일 잘하는 것이다. 여자를 괴롭히고, 울게 만드는 위험한 취미는 숨길 것이다. 희신은 그녀의 작은 손을 꼭 쥐더니 꿀을 바른 것 같은 목소리로 명령했다. “이 손으로, 스스로, 젖가슴을 내놓아 보세요.”
작품 정보
〈신부 계약〉은 김유진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네이버시리즈·카카오페이지·미스터블루·조아라·원스토리에서 연재 중이며 출판사는 피우리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9 늘어 누적 384였다.
평점은 리디 4.0점(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