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아서 그레이의 작품들은 호흡이 느린 고딕 소설 중에서도 더디고 완만한 특징을 지닌 단편들이다. 작가가 28년간 학장으로 있었던 케임브리지 지저스 칼리지를 배경으로 자신의 절친이기도 했던 고딕 소설의 대가 M. R. 제임스의 고딕 유령을 온건하고 우아하게 도입했다. 고교 괴담이 아닌 대학 괴담이라고 할까. 스토리를 전개하는 압축적이고 묵직한 필치에 비해 곳곳에 산재한 유머와 풍자는 공포를 희석하여 독자로 하여금 호불호의 갈림길에 서게 한다. 이 단편 「앤서니 프라이어의 내력」이 수록된 작가의 유일한 소설이자 단편집이 『그랜타 강과 마술에 관한 따분하고도 짧은 이야기』인데, 작가는 이 제목에 진심이었던 것 같다. 분량이 짧은 단편들인데 서사에 친절하지도 않고 직설적이지도 않아서 작가는 스스로 따분하다고 경고한 것 같다. 아서 그레이의 고딕 호러는 슬래셔나 고어뿐 아니라 화끈한 공포를 원하는 독자들에겐 적합하지 않다. 작품 전반에 뿌려진 오컬트의 색감도 공포보다는 향수 다시말해 연금술이 정통과학이자 대학의 정식 학과목으로 인정받던 시절을 향한 푸념이고 그리움에 가깝다. 「네크로맨서」는 지저스 칼리지의 평의원이었던 토머스 앨런에 관한 이야기다. 오컬트 연구에 빠져 있는 그는 밤마다 고양이로 둔갑하여 돌아다닌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사학한 행위를 끝낸 사람은 또 다른 평의원인 아도니람 바이필드. 그런데 이 모든 이야기가 바이필드의 진술에만 의존해 있다. 과연 토머스 앨런은 사악한 네크로맨서(강령술사)였을까? 〈책 속에서〉 이것은 지저스 칼리지의 이야기고, 1643년에 벌어진 일이다. 그해 케임브리지 마을은 의회파의 크롬웰 대령이 지휘하는 동부연합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병사들은 모든 칼리지에 마련된 임시 숙영지에서 생활했는데, 당대 기록들은 그들이 묵었던 공간에서 얼마나 난폭하게 굴고 손상을 끼쳤는지 증언하고 있다. 한해 전엔 지저스 칼리지의 학장이었던 리처드 스턴 박사가 크롬웰에 의해 체포되어 런던으로 압송된 뒤 런던탑에 구금됐다. 1643년 여름이 되기 전까지 16명의 대학평의원 중에서 14명이 면직되었고, 1643년 한해를 통틀어 병사들 외에 대학에 머문 인원은 고작 10명 내지 12명이었다. 평의원직에서 쫓겨나지 않은 2명의 이름은 존 보일스턴과 토머스 앨런이다.
작품 정보
〈네크로맨서〉는 아서 그레이·미스터고딕 정진영 작가의 판타지 웹소설이다.
원스토리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바톤핑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