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동생의 명랑한 소개에도, 연우라 불린 소년은 태하에게 눈길조차 제대로 주지 않았다. 그는 잠깐 태하를 훑어보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를 살짝 젖히고는 미묘하게 내려다보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그 오만하고 서늘한 시선에, 태하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말이 목구멍에 걸려버렸다. 평소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여유로웠던 태하였기에 정말이지 그답지 않은 모습이었다.입술을 달싹였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태하의 침묵이 불쾌했는지, 연우의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조소가 스친 표정과 함께, 예쁘장한 얼굴엔 어울리지 않게 낮고 까칠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네가 자랑하던 형이구나. 너랑은 하나도 안 닮았네." 가시가 돋친 말투였다. 싱글벙글한 태준과 달리 사뭇 굳어 있는 태하를 비교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첫 마디부터 날카롭게 파고드는 그 말에 태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조금 전 파티장에서 웃으며 사람들과 어울릴 땐 부드럽게 퍼지던 태하의 바닐라 향 페로몬이, 왜인지 연우의 앞에서만 유독 옅어지고 움츠러들었다. 오메가인 연우는 그것을 어쩜 ‘경계’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자신을 향해 굳어버리는 표정, 흐려지는 향기. 그는 자연스럽게 태하가 자신을 싫어하거나, 혹은 무시한다고 생각했을 터. 결국 연우는 흥미를 잃었다는 듯 시선을 거두고, 옆에 있는 태준에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나 먼저 갈래. 재미없어." 그 말과 함께 연우는 차갑게 등을 돌려 정원을 빠져나갔다. "어?! 연우형! 같이 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태준이 당황한 얼굴로 태하를 타박했다. "형, 왜 그래?" 늘 자신의 친구들에게 살갑게 대하던 태하였기에, 태준은 두 사람의 첫 만남이 이런 전개로 이어질 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보였다. 자신의 물음에도 묵묵부답인 태하를 둔 채 태준은 급하게 연우의 뒤를 쫓아갔다. 서늘한 눈동자, 톡 쏘는 소다수처럼 잔향을 남긴 연우의 페로몬의 잔향만이 태하의 곁에 아주 오래 머물다 사라졌다. 처음 본 순간부터 그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고, 태어나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낯선 감정에 굳어버렸던 태하는, 한참이 지나서야 그것이 그가 첫눈에 반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며칠 밤을 연우의 얼굴과 눈빛을 떠올리며 잠들지 못한 끝에야, 비로소 알게 된 사실이었다. 낯선 감정에 휘둘리다 그만 오해를 만들었던 태하, 그 오해때문에 뾰족하게 날을 세웠던 어린 도련님, 연우 . 그것이 모든 것이 어긋나기만 했던,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작품 정보
〈그 알파, 그 오메가〉는 NaaRak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26년 6월 14일이다.2026년 10월 17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24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