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죽지 않는 사람과 그를 연구하는 사람이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 기억의 장난과 시간 속에서 사랑하는 이야기가 보고 싶을 때 사건물 오컬트 불멸자 필멸자 불멸자수 존댓말공 현대물일수도? #혐관으로 시작 #혐관 “죽은 줄 알았네요.” “안 죽는 거 알잖아.” “이번에는 성공했나 했죠.” “나 못 죽어. 정우야.” 너는 왜 맨날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을 하게 만들어? 윤담이 조금 우는 듯한 소리를 냈는데, 그게 그저 흉내일 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강정우가 잘 알고 있었으므로 강정우는 취급조차 하지 않았다. 손에 들고 온 비닐봉투에서 바스락 소리가 났다. 뭐 가져왔냐. 새우깡요. 응. 과자를 까서 머리 옆에 놓자 하나씩 주워먹는 손이 한없이 게을렀다. 목이 다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윤담이 잉차, 하고 몸을 세웠다. 그래서, 왜 왔어? 윤담이 말했다. 강정우가 윤담을 보고 대답했다. 사진 자료 필요해서요. 무슨 사진, 경성? 경성 때 박아놓은 사진 나 없는데……, 육이오 때 찍은 것도 없어, 그 난리통에 사진 박을 정신이 어디 있냐. 윤담의 말에 강정우가 고개를 젓고 핸드폰을 들어 윤담을 사각형 프레임 안에 담았다. “당신은 지금도 피험체예요. 그러니까 나돌아다니지 말고 가만히 좀 있어요.” “너는 말을 참 개같이 해.” “당신만 할까요.” 윤담이 낄낄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윤담의 입은 걸레를 문 것처럼 사나울 때도 있었고 한없이 온순해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과공비례過恭非禮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윤담은 그게 다 예의범절이라면서 웃었지만 강정우와 강정우의 연구실 사람들 그 누구도 그 앞에서 반론을 펴지 못했을 뿐 그의 말에 동의하지는 않았다. 자기보다 백 살쯤 어린 사람을 앞에 두고 존댓말을 하는 괴물에게 누가 뭐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 강정우는 가끔 생각하곤 했다.
작품 정보
〈시학〉은 율리777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연재 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23년 7월 25일이다.2026년 10월 16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55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