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1919년 3·1운동 직후의 조선. 장로교 전도부인 한명선과 감리교 전도부인 윤정애는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죽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한 가지 질문과 마주한다. “예수의 이름을 한 번도 듣지 못하고 죽은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는가?” 명선은 하나님의 주권과 선택,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강조하고, 정애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인간의 응답과 하나님의 긍휼을 강조한다. 처음에는 교파와 교리를 둘러싼 논쟁이었던 두 사람의 대화는 일제의 탄압과 독립운동, 죽음과 배신을 직접 겪으면서 점차 삶과 죽음의 문제가 된다. 특히 예수를 알지 못한 채 만세를 부르다 죽은 돌석은 두 사람의 신학을 끊임없이 시험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사실만으로 그가 구원받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반대로 복음을 듣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지옥에 갔다고 인간이 단정할 수 있는가. 독립운동에 연루된 사람들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명선과 정애는 거짓말과 생명 보호, 국가 권력에 대한 순종과 하나님에 대한 순종 같은 새로운 문제들과 부딪힌다. 결국 명선은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감옥에서 명선은 서경희를 만난다. 남편을 잃고 교회에서도 상처받은 경희는 명선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하나님이 선하시다면 왜 악을 내버려 두는가. 기도해도 사람이 죽는다면 기도는 무슨 의미인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면 고문과 죽음도 선이라는 말인가. 명선은 욥과 하박국, 로마서의 말씀을 떠올리며 경희와 논쟁하지만, 오히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신학적 확신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모든 고난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믿음은 아니라는 사실을 배운다. 하나님의 침묵 앞에서 질문하는 것조차 신앙의 한 모습일 수 있으며,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모두 안다고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일본인 관리 사카이는 명선에게 독립운동을 잘못으로 인정하고 당국에 복종하겠다는 문서에 서명하면 풀어주겠다고 제안한다. 명선은 죽음이 두렵다고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이미 죽어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의 만세를 자신이 대신 잘못이었다고 선언할 수는 없다며 서명을 거부한다. 뜻밖에도 명선은 석방된다. 그러나 자신은 풀려나고 경희는 감옥에 남았다는 사실 때문에 그것을 단순히 ‘기도의 응답’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석방이 하나님에게 더 사랑받았다는 증거라면, 남겨진 사람의 고난은 무엇이 되는가 하는 새로운 질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석방 후 명선과 정애 앞에 돌석의 어머니가 찾아온다. “우리 돌석이 천당 갔소?” 두 전도부인은 마침내 솔직하게 대답한다.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처음의 무지가 아니다. 구원은 그리스도로 말미암는다는 믿음을 포기한 것도 아니다. 그들은 나라를 위해 죽었다는 사실이 구원의 대가라고 말하지 않으면서도, 예수의 이름을 듣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이 돌석의 영원한 운명을 판결할 수도 없다고 고백한다. 정애는 말한다. 돌석이 예수의 이름을 몰랐다는 것과 예수께서 돌석의 이름을 모르셨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라고. 이후 명선은 새로운 장부를 만든다. 그곳에는 교인뿐 아니라 김태식, 서경희, 준호, 돌석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의 이름이 기록된다. 어느 이름 옆에도 ‘천국’이나 ‘지옥’이라고 적지 않는다. 인간에게 맡겨진 일은 최후의 심판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6년이 흐른 1945년 8월 15일. 늙은 명선과 정애는 거리에서 다시 만세 소리를 듣는다. “대한독립 만세!” 1919년에는 총성과 죽음으로 이어졌던 그 외침이 스물여섯 해 만에 광복의 거리에서 다시 울려 퍼진다. 명선은 낡은 장부를 꺼내 그날을 보지 못하고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씩 바라본다. 그러나 광복을 맞았다고 해서 명선의 모든 질문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돌석이 어디에 있는지, 준호는 왜 죽어야 했는지, 하나님은 왜 그토록 많은 고통을 허락하셨는지 명선은 여전히 알지 못한다. 다만 이제 명선은 모든 것을 알아야만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두 늙은 전도부인은 장부를 품에 안고 사람들 사이로 걸어 들어가 함께 외친다. “대한독립 만세!” 거리에서는 헤어졌던 사람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대답한다. 그리고 명선은 더 이상 묻지 않는다. 그들의 이름을 하나님도 잊으셨느냐고. 《이름을 듣지 못한 자들》은 결국 “누가 천국에 가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인간은 어디까지 하나님의 심판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리고 “역사와 인간이 잊어버린 이름을 하나님도 잊으시는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다.
작품 정보
〈이름을 듣지 못한 자들〉은 요셉디 작가의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26년 10월 6일이다.2026년 10월 24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10화다.
최근 7일(10/22~10/28) 조회수는 조아라 7 늘어 누적 7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