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눈먼 악사 연우. 사람의 얼굴을 만져 가락을 끌어내는 그녀는 어느 날, 세상에서 가장 기이한 사내와 만난다. 피처럼 끈적하고, 칠흑 같은 절망의 냄새를 풍기는 자. 그가 다정히 말했다. “내게 연주해 주렴.” -본문 중에서- 공허한 눈동자가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찾아 배회하는 모습은 묘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면이 있었다. 지켜 주고 싶으면서도 망가뜨리고 싶기도 한. 소녀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사내가 입을 열었다. “내게도 곡조를 들려주련.” 그러고선 거침없이 낡은 방석에 주저앉았다. 그를 만지려고 손을 내미는 소녀의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지켜보다가 가녀린 손목을 턱 잡아 제 뺨에 얹는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란 듯 소녀가 어깨를 움츠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금세 마음을 다스린 그녀가 다홍빛으로 물든 손끝을 움직여 사내의 얼굴을 섬세하게 어루만졌다. 그때까지 눈도 깜빡하지 않고 소녀를 응시하던 사내가 천천히 눈꺼풀을 내렸다. 한참이나 더듬던 소녀가 손을 뗐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에게 사내가 물었다. “왜, 곡조가 떠오르지 않아?” “아뇨, 그건 아닌데….” “아닌데?” “손님께 왜 이런 곡조가 필요한지 모르겠어서요.” “궁금하구나. 연주해 보렴.”
작품 정보
〈진혼가(鎭魂歌)〉는 솔땀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SOME다.
최근 7일(10/21~10/27) 순위는 리디 로맨스 e북 최고 96위다.
평점은 리디 4.7점(1,56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