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네가 그 새끼를 잡아서 뭐 하려고. 그러다 험한 꼴이라도 당하면.” “험한 꼴이라니?” 정말 험한 꼴을 모른다는 듯 묻는다. 양지에서만 자라는 꽃들은 어둡고 습한 곳에서 무엇이 죽는지 모른다. 눈앞의 이 순진한 여자처럼. 휘도가 유안을 향해 고개를 기울였다. 쪽, 짧게 맞붙은 입술이 금세 떨어졌다. “예를 들면, 몰라도 될 진실을 알게 된다든가.” 다시 한번 입술이 부딪쳤다. 이번에는 축축한 살덩이가 입술을 가르고, 그녀의 속내를 파헤치듯 밀고 들어간다. 발가벗은 몸 위를 핥듯, 치열이 구석구석 핥아졌다. “그래도… 흐읏….” 여자의 말을 가로막듯, 혀가 깊숙이 밀려왔다 빠져나갔다. 입안에서 뭉개지며 흘러 나간 말들은 유안의 귓속을 간지럽혔다. “대개 그런 새끼들은 질이 나쁜데. 응?” 휘도는 다시금 유안의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빌어먹게 빨갛고 싱싱한 선악과를. 내 것이 아닌 줄 알면서도 범하게 되는 그것을. “사기꾼 새끼랑은 엮이는 거 아니야. 위험하잖아.” 늦은 오후, 창을 투과해 들어오는 빛이 유안의 얼굴에 드리웠다. 빛을 등진 휘도는 빛을 머금은 유안이 눈부셨다. 살아온 궤적 또한 그렇게, 저와는 전혀 다른 사람. “그래도 알고 싶어?” 등허리로 뻗어진 손이 유안의 허리를 붙든다. 어디로도 도망 못 가게 할 것처럼, 휘도가 그녀의 뼈를 바스러트릴 듯 끌어안았다. * * * “돌아가.” 160km/h 정도는 가뿐히 넘을 강속구를 명치로 받아낸 느낌이 이럴까. 그가 꼼짝 않고 서 있는 유안을 그대로 지나쳐 대문 앞에 섰다. 띠리릭, 망설임 없이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뒤따랐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휘도를 유안이 다급하게 붙잡았다. “너 그날 내가 한 말 때문에 그래? 아니면, 다른 무슨 일이 있는 거야? 네 얼굴이 지금 어떤지 알아?” 붙잡힌 팔을 쓱, 본 휘도가 짧게 웃었다. “너 때문인 것처럼 느꼈다면, 착각이야. 넌 이미 나한테 없는 사람이 됐거든.” 이상했다. 말할수록 아팠다. 찌르고자 맘먹은 상대가 눈앞에 있는데, 난도질당하는 건 도리어 휘도 자신이었다.
작품 정보
〈어여삐 여기시어〉는 낱낱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미스터블루·카카오페이지·네이버시리즈·원스토리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라떼북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69 늘어 누적 194였다.
평점은 리디 5.0점(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