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황후의 첫날밤>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연작으로 <황후의 첫날밤> 주연들의 아들인 서휘와 그에게 접근한 비밀스러운 여인 린하가 주인공인 이야기입니다. 미리보기 <보름을 전후로 사흘 동안 폐룡(廢龍)과 접신해야 한다.> ‘폐룡’은 이무기를 달리 이르는 호칭이었다. 린하가 전각에 들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무녀이기 때문이다. 오늘을 준비하며 관상감(觀象監) 도사는 신신당부했다. 무녀의 본분은 접신하는 일이었기에 린하는 수월하게 납득했다. 그러나 막상 실제로 마주하자 뻗쳐 오는 신기와 요기에 소름이 돋았다. 눈앞에 있는 여자가 신의 세계에 속한 존재라는 것을 파악한 이무기는 머리를 낮추고 린하의 주변을 휘돌았다. 천 년을 수행했으나 등용문을 지나는 데 실패하고 땅으로 쑤셔 박힌 이무기의 원한과 분노는 엄청났다. 켜켜이 쌓여 온갖 파국을 일으키는 요기를 뿜어낼 것이 필요했다. 끝이 갈라진 혓바닥이 린하의 냄새를 맡듯이 뺨 주변에서 쉭쉭거렸다. 린하는 어느새 발개진 안색으로 숨을 내쉬었다. 천 년을 수행하여 신격에까지 오른 영물은 무당이라면 모두가 모시고 싶어 하는 신었다. 신기를 갖고 태어난 린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요수(妖獸)가 된 이무기와 사람들 사이에 섞일 수 없는 눈멀고 귀먹은 무녀. 모두 이질적인 존재이자 서로는 상통하는 존재들이었다. 이무기는 머리를 바닥까지 낮추고 린하의 손바닥을 찾았다. 손에 비늘 두툼한 머리가 닿는 순간 린하는 움찔했다. 이무기는 린하가 마음에 들면 그녀와 통하겠지만 아니라면 죽여 버릴 것이다. 목으로 마른침이 넘어갔다. 기묘한 대치 상태가 몇 순간 이어졌다. 이무기는 기색을 살피듯이 몸을 낮춘 채 린하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린하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다시 돌이켜 보았다. 오늘 이곳에 들어온 이유는 할 일을 분명히 알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이무기는 신령한 존재 중에 가장 영험한 존재였다. 자신이 아직까지 숨을 쉬고 있을 수 있는 것은 이무기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의미였다. 이무기가 두려웠지만 겁을 먹을 필요는 없었다. 먹어서는 안 되었다. 무녀는 신분 중에서 가장 천한 신분이었다. 어쩌면 맡은 일을 해내지 못하면 그것을 빌미로 벌을 받게 될 것이다. 린하는 천천히 손을 움직여 자기 손에 닿은 이무기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보았다. “아…….” 손바닥에 쓸리는 서늘한 비늘의 감촉에 린하는 저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품에 머리를 수그린 거대한 이무기의 정수리를 쓰다듬고 있는 린하는 언뜻 그것을 길들인 것 같았다. 이무기의 동체가 린하를 휘감기 시작했다. 속적삼 치맛단이 구겨지며 하얀 다리가 드러났다. 몸이 두둥실 떠오르는 감각에 급하게 손을 뻗은 린하는 바닥 대신 근육이 꿈틀거리는 이무기의 동체를 짚고는 튕기듯 손을 말았다. “헉!” 얇은 옷감은 적은 힘에도 쉽게 찍찍 찢어졌다. 허우적대는 무릎 사이로 굵은 동체가 파고들었다. 비늘이 피부를 스칠 때마다 찌릿찌릿했다.
작품 정보
〈황제의 첫사랑〉은 고원희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녹스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6 늘어 누적 740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