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그건 정말 우연한 목격이었다. 에덴 호텔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던 은수는 나름대로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급여도 안정적이고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용돈도 보내드릴 수 있고 무엇보다 동료들과의 사이가 좋다. 딱 하나, 총 지배인만 빼고 말이다. 이 빌어먹을 총 지배인의 고압적이고 안하무인으로 구는 태도만 빼면 모든 것이 흡족하다. 총 지배인 때문에 이직을 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일이 일어났다. 챙그랑-. 특별관리를 하는 VIP가 투숙하는 객실을 점검하던 은수는 총 지배인이 VIP가 맡긴 고려청자를 깨뜨리는 걸 목격한다. “그건 고객님께서 특별히 아끼시는 것인데...” “새 걸로 사주면 그만이야.” “하지만 똑같은 것이라고 해도 의미가 다른 것인데...” “네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몰라.” 고압적으로 비밀을 지킬 것을 요구하는 총 지배인. “싫은데요?” 은수에게는 지금이 기회다. 이 꼴보기 싫은 총지배인을 이참에 잘라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 특별고객의 입김은 대단하다. “내가 어떻게 하면 비밀을 지켜줄 거지?” 그런데 이 인간, 협상을 제시한다. 어떻게 해야 비밀을 지켜주냐고? 못된 생각이 은수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동안 자신을 무시하고 갈구던 이 인간을 이제 자신이 구박하고 갈구고 싶다. 제 발 아래에서 굽신거리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끼고 싶다. “퇴근 후에 제 노예가 된다고 하면 비밀을 지켜드릴게요.” “뭐?” 늘 단정하고 빈틈없고 매사에 완벽하고 오만한, 그리고 자신을 늘 모자란 직원 취급하던 이 인간이 제 하인처럼 구는 꼴을 꼭 봐야겠다. “안 그러면 지금 당장이라도 전부 다 말해버릴 거예요.” 지금 자신이 얼마나 치사한 협박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만약 이게 통한다면 이건 정말 통쾌한 복수가 될 거다. “노예라면 어떤 일을 하는 거지?” “밥도 하고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심부름도 하고, 제가 시키는 건 다 하는 거예요.” “간단하군. 얼마나 오랫동안?” “한 달이요?” 그래. 한 달이면 충분하다. 한 달 동안 마음껏 굴려줄 생각이다. “좋아. 그 제안, 받아들이지. 대신 비밀은 지키는 거야.” 그렇게 해서 시작된 최악의 직장 상사와의 이중 생활. 고압적이고 오만불손한 총 지배인은 퇴근 후 은수의 노예가 되어 앞치마를 두르고 라면을 끓이고 걸레질을 한다. 이보다 더 짜릿할 수 있을까. “마사지라도 해줄까?” 유난히 일이 힘들었던 날, 하루 종일 힐을 신고 있느라 다리가 퉁퉁 부은 은수에게 총 지배인의 은밀한 속삭임은 무척이나 달콤한 유혹이 되고. 마사지로 시작된 터치는 더 야릇한 것으로 변해간다. “내 물건을 원하면 명령만 해. 나는 네 노예니까.” 한 달이면 끝나는 관계. 딱 한 달. 눈 딱 감고 일탈을 즐겨볼까? 결국 은수는 선을 넘도록 허락하고 마는데. 낮에는 밥맛없는 직장 상사, 밤에는 절륜한 노예. 상사의 투잡에 은수의 나날이 즐거워진다.
작품 정보
〈퇴근 후 투잡〉은 마뇽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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