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이 글은 위험한 계약, 잊혀진 계약에 이어지는 동일 인물들의 세 번째 이야기이며 현대적인 배경을 가진 판타지 소설입니다. 판타지의 배경은 고대의 토속 신앙을 모태로 하고 있습니다. ‘제발 내 곁에 남겠다고 말해. 나를 사랑하겠다고 약속했잖아.’ 평범하게 살아온 여자 이수이, 정체불명의 남자 태문후를 만나다. 멀어지려고 할수록 깊어지는 마음 때문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 사람의 모든 걸 알고 나서도 사랑할 수 있을까? -본문 중에서- “내가…….” 목이 따끔거렸다. 어떤 말을 하려고 입을 연 걸까? “널 놓아주길 바라는 거야?” 순간 여자가 석고상처럼 굳어버렸다. 딱딱하게 굳은 건 태문후도 마찬가지였다. 자기 입에서 나온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 여자를 놓아 줄 수가 있어? 처음으로 마음을 준 여자였다. 무미건조하기만한 삶에 욕망의 아찔함을 알게 해준 여자였다. 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자의 모든 게 마음에 들었다. 가까이 가기만 해도 달콤한 감정이 뭉클거렸다. 보기만 해도 좋았다. 인간 여자쯤은 얼마든지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랑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자는 지금 지독하게 불행한 얼굴로 울고 있다. 여자는 금방이라도 망가져 버릴 것 같았다. “……당신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절 가만 두지 않을 거예요.” 놓아달라는 말이었다. 눈물이 맺힌 눈동자에 어른거리는 건 작은 희망인가? 여자를 놓아줄 수 있을까? “홍인하든 누구든 당신을 건드리기만 하면 다 죽여 버릴 거야.” 여자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제발 내 곁에 남겠다고 말해. 내 곁에서 그 어떤 고난도 다 같이 겪어나가겠다고 말해. 나를 사랑하겠다고 약속했잖아. “그러면…….” 태문후는 눈을 질끈 감았다. 여자는 마음을 정했다. 필사적인 결심이었다. 이제껏 보았던 그 어떤 감정보다 절실한 감정이었다. 그만큼 궁지에 몰려있었다는 말이었다. 여자는 살고 싶어 하고 있었다. “절 놓아주세요.” 여자는 순수한 생존 본능에 휩싸여 있었다. 지금 절망감을 다시 느낀다면 여자의 정신은 망가질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건 지금 여자에게 아무런 매력도 없는 것이었다. 살고 싶다는 욕망이 다였다. 여자를 탓할 일이 아니었다. 몇 번이나 죽을 뻔 했다. 이만큼 버틴 것만도 대단한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거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후회할 수밖에 없는 결정을 내릴 시간이었다. “그래.” 이를 물고 겨우 말을 뱉어냈다. “정말요?” “그래, 그리고 아무도 네게 손대지 못하게 할게.” “…….” “그러니 더 이상은 불행해 하지 마.” “…….” “너 자신을 아껴.” 여자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미안해요.”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이겠지. 진심이 느껴지는 말이 송곳처럼 가슴을 후볐다. “그래.” 괜찮다는 말은 할 수 없었다. 괜찮지 않으니까. 괜찮지 않을 거니까. 미안해하는 여자를 품에 안고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분명 다시 욕심이 솟구칠 게 뻔했다. 다시 사랑을 강요하겠지. 바보짓이었다. 사랑을 강요하다니. 더 큰 후회를 남기기 전에 여자를 놓아주는 게 맞았다. 여자를 망가트리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그나마 살아있는 걸 보면서 후회하는 게 나았다. 태문후는 여자에게서 몸을 돌렸다.
작품 정보
〈죽음의 계약〉은 수키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로망띠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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