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밤늦은 시간에 노크도 없이 방문이 벌컥 열리는 바로 그 순간, 진영의 경악스러워 하는 날카로운 비명이 먼저였는지 워낙 다급한 나머지 지른 진수의 비명이 먼저였는지…… 하여튼 둘 다 너무 놀라 뒤로 벌렁 나자빠질 뻔한 상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랫도리 밑천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채 모니터를 차고 앉아 자위삼매경에 빠져 있는 진수를 하숙집 주인 외동딸이며 같은 대학 2년 선배인 진영이 목격을 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진수 입장에서는 개 같은 경우를 넘어 황당무계한 사태가 아닐 수 없었다. “진수, 너…… 어, 어쩜!” 떡하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진영은 미처 기민하게 대처를 못한 탓에 여전히 잔뜩 화가 난 꼬락서니로 진수의 손아귀에 잡혀있는 검붉은 뭔가를 그저 놀랍다는 표정으로 빤히 노려보고 있었다. ‘뭐야? 그냥 나가주면 안되나.’ 진수는 부모 몰래 불장난 하다 들킨 악동이 된 기분이라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는데 마음 같아선 진영이 민망스럽기 짝이 없는 이 볼썽사나운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아무 소리 말고 나가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런데 이 무슨 어처구니없는 경우인지…… 웬걸, 진영의 시선이 이번에는 모니터 화면에 꽉 들어차 있는, 그러니까 팔등신 금발 백인여자가 근육질의 흑인남자에게 소파에서 후배위로 당하고 있는 포르노를 뚫어질 듯 쳐다보는 게 아닌가! “어머, 어머! 그림 죽인다, 얘!” 호기심인지 관심인지, 그것도 아니면 진수에게 그 어떤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싶어서인지…… 하여튼 진수 입장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극적인 반전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선배 진영이었다. “진수 너, 내가 나가면 손장난 계속할 거지?” 순간, 진수는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망발인가 싶으면서도 그렇게 묻는 저의가 괘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얄밉기도 해서 거의 반발에 가까운 말로 받아치고 말았다. 정말이지 자신조차도 깜짝 놀랄 정도로. “그야 물론이지! 그러니 어서 나가기나 해.” 그런데 아뿔싸! 그게 진수의 실수라면 실수였고, 실언이라면 실언이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치 기선 제압의 기회를 포착이라도 한 듯 진영이 대뜸 되바라진 한마디를 서슴지 않았다. “얘-,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말도 있는데…… 내가 도와주면 안 될까?” “뭐, 뭐라고? 도, 도와준다고?” 순간, 진수는 시쳇말로 ‘날라리본색’을 과감히 드러내는 진영을 뻥진 표정으로 빤히 쳐다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세상에! 지금 내가 무슨 말을 들은 거야?’
작품 정보
〈은밀한 취향〉은 시나브로 작가의 성인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원스토리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에피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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