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세계의 끝에서 봄을 만나다. 세상의 끝으로 도망친 여자 한은설, 세계의 끝으로 쫓겨간 남자 서강후. 절망의 끝에서 마주한 단 하나의 사랑 *** 사망할 뻔했다. 한은설 때문에. 쾌감에 몸이 바스러질 뻔했다. 진심을 삼키며 손을 뻗어 그녀의 여흥을 훑어내린다. 파리한 여자의 경련을 손끝으로 매만지다 문득, 처음이라는 여자의 말이 궁금해진다. 처음을 가졌다는 유치한 오만이 우스워 픽 무심히 웃는다. 그 웃음이 마음에 들었는지 여자도 함께 웃는다. 미소가 이렇게 다정한데 잘 웃지 않아 아쉽다고 말하자, 조금 더 웃어 보인다. 미소의 끝을 물어 입술에 머금었다. 맞닿아 섞인 숨이 따뜻하다. “어떻게 지금까지 남자랑 안 잤어. 오늘 나하고 하려고?” 장난처럼 물어본다. 사실은 궁금해서. 서른이 다되도록 뭐 했냐, 마음에 없는 타박을 늘이며 여자를 바라보았다. 눈을 꼭 맞추고 붉은 양 뺨을 어루만진다. 수줍은 미소가 여자의 눈가에 일렁이면 속눈썹 위에 입을 맞출 생각이었는데. 은설의 얼굴이 굳어갔다. 더는 웃지 않았다. 아니, 사실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공허하고 투명한 눈동자가 아련하다가 처연히 변하고, 이내 선득해졌다. 칠 년 전, 어린 날의 구체관절 인형으로 돌아갔다. “섹스 같은 걸 하게 되는 날이 올 줄 몰랐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영원히 안 하려고 했다고?” “섹스든 사랑이든 그런 건 안 하려고 했어요. 죽을 때까지.” “어째서. 왜 그런 생각을 한 거지?” 그녀의 눈동자가 거칠게 출렁인다. 검은 동공 위에 여러 빛깔의 감정이 스치고 스민다. 곧 빛이 켜지고 불이 일었다. 그러다 곧 꺼져버렸다. 다시 무감한 인형의 눈동자로 은설은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을 끊어 그에게 답했다. “나에게는 사랑도 섹스도 죄악이니까.”
작품 정보
〈스칸디나비아의 봄〉은 백호랑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윤송벨리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5 늘어 누적 946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