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선배……, 구질구질하게 이러지 마세요. 이건 선배답지 않아요. ……이상해요.” “나다운 게 어떤 건데?” “먹버요.” “먹버?” “네. 한 번 자고 난 여자는 미련 없이 먹고 버리는 남자, 매달리는 구질구질한 상대를 차갑고 냉정하게 쳐내는 남자요.” 주지환. 잘나가는 정치인의 아들이라는 배경을 빼고도, 흠 하나 없는 완벽에 외모에, 뛰어난 실력을 가진 그를 수현은 오래도록 짝사랑했다. 그가 비록 ‘먹버’에, 바람둥이라 할지라도. 그럼에도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었다, 그는 감히 그녀가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의 태양 같은 존재였기에. 그러던 어느 날, 수현은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거슬린다’는 그의 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용서를 빌지만, 그의 대답은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것이었다. 그 밤, 짝사랑만 하던 그와 짜릿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도 모자라 다른 여자와 달리 그의 ‘애인’이 되지만, 결국은 ‘재미없고 지겹다’는 말로 그와 이별을 맞게 되는데…….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지만, 결국 버림을 받아야 했던 수현. 모든 것이 끝났다 마음을 정리했을 때, 그에게 뜻밖의 말을 듣게 되는데……. 그것은 정말로 나쁜, 후회였다. [본문 내용 중에서] “거슬려.” 수현은 처음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러나 착각이 아니었다. “……네?” “너 눈에 거슬린다고.” 수현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와 제대로 한 번 이야기 나누어 본 적도 없는 사이인데, 주지환이 그녀를 처음으로 빤히 보며 하는 말이라서 더 그랬다. “날 보는 네 눈빛 끈덕져. ……집요해서 짜증 나.” 아……, 알고 있었구나.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창피함에 그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선배님, 죄송해요.” 당장 이 자리를 떠나고 싶은 충동을 견뎌내며 수현은 말했다. 창피함보다 지환이 자신을 경멸하는 게 더 못 견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사과를 입가를 비틀면서 비웃었다. “뭐가 죄송한데?” “쳐다봐서 기분 나쁘게 해드린 거요. 정말 죄송해요.” “죄송, 음……, 죄송하다면 다군.” 수현의 표정이 매우 당혹스럽게 변했다. 두 손을 모아 쥔 채로 어쩔 줄 모르고 쩔쩔맸다. “앞으로 안 그럴게요. 선배님, 쳐다보지 않을게요. 원하신다면 OB 모임에도 나오지 않을게요.” “유치하게 무슨……!” 수현의 말에 지환이 콧잔등을 실룩거리며 웃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섹시할 수가 없었다. 이런 순간에 섹시하다니, 미쳤나 보다. 아니, 돌았나 보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 “제가 어떻게 하면…….” 수현의 말끝이 흐려졌다. 하지만 그녀는 ‘선배님 화가 풀리실까요?’를 덧붙이며 그의 눈을 용기 내어 마주 봤다. 그러자 잠시 말없이 수현을 가만히 바라보던 그가 입을 열었다. “빨래?” “……네?” 그녀가 묻자 나른한 그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담배를 집고 있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바지 앞섶을 가리켰다.
작품 정보
〈나쁜, 후회〉는 엑시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더로맨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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