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디낡은 설화 속에 등장하는 반인반귀 비형랑의 후손이자, 하늘 아래 존재하는 모든 이매망량의 주인! 하면 안 되는 거 빼고 그가 못 하는 일이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무기력증에 걸린 남자, 비해경. “죽으면 어때. 비형랑이란 그런 거잖아. 언제든 대용품으로 쓸 다음 타자가 있으니까. 죽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렇게 쿨한 척 세상만사 달관했던 그가, “반 귀신이라고 섭섭해하지 말라는 법은 없어. 서운할 때 있어.” “그랬어요? 언제 섭섭했는데요?” …네가 날 밀어낼 때, 네가 날 안 볼 때, 네가 입을 다물 때, 네가 날 혼자 둘 때. “종종.” 여자 하나 때문에 변하고 있다! “아까 하던 거 더 하고 싶어. 기분이 엄청 좋았거든. 다시 하고 싶어. 미리 사과할까?” 그는 난주를 제 앞으로 끌어왔다. 머릿속에 내내 그 생각이었다. 그를 짜릿하게 만들었던 작고 보드랍고 다디단 입술. 난주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이제는 물릴 수 없었다. 해경은 그대로 가는 목을 손으로 감싸고 입술을 내렸다. 입술의 주름을 세듯 가볍게 누르고 비비고 빨았다. 난주의 작은 손이 그의 배 부근 셔츠 자락을 꼭 잡아 왔다. 그게 귀엽다고 느껴졌다. 온 감각이 입술 끝으로, 혀끝으로 달라붙었다. 작고 시원한 혀가 그의 혀에 감겨들었다. 기분이 좋았다. 몽롱했다. 뒤통수가 저릿했다. 더 깊이 난주의 입술을 탐했다. 물고 빨고 핥아 올리고 깨물었다. 어느 순간 그의 입술이 부드러운 볼에 안착했다. 숨을 쉬기가 힘든지 난주의 호흡이 거칠게 스튜디오를 울렸다. “으아… 어떡해…!” 혼잣말이라 엄청 작은 소리였지만 애석하게도 그의 귀에는 너무나 선명하게 울렸다. 어떡하기는. 익숙해져야지.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을 것 같으니 말이다. 일러스트: 엔지
〈오리의 정원〉은 이윤미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리디, 미스터블루에서 완결된 작품이다.출판은 로즈엔에서 맡았다.
태그는 능력남, 다정녀, 동양풍, 동정남, 성장물이다.리디 평점은 4.5점이다.누적 조회 수는 124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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