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폭설 속에서 만난 설과 도윤. 그리고 그 폭설에 고립이 된 두 사람. “아직은 안 갔으면 좋겠어요, 오빠.” 귀에 감미롭게 감기는 오빠라는 호칭에 도윤은 난간을 쥔 손에 힘을 가했다. 분명 익숙한 단어다. 자신이 어리숙한 다른 남자들처럼 오빠 소리에 약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붙은 입술 사이로 낮은 욕설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도윤의 손이 움직였다. 그는 설의 목덜미와 허리를 감싸 제가 바짝 끌어당겼다. 도윤은 폭설 때문이 아닌, 한설에게 빠져 고립되었다. <본문 중에서> “미안한데, 나 남자거든? 한 공간에 여자랑 있으면서 예의 지킬 사람이 못 돼.” “네?” “우리 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 뭐, 이런 거야? 그거 아니면 나 잡지 마라.” “오……빠? 라면?” 뜬금없는 이야기에 이해하지 못한 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윤은 이 산속에 처박혀 있으니 모를 수도 있기는 하지만, TV 광고에도 나오는데 알아듣지 못하니 답답해 제 머리를 헝클었다. “같이 자자고 유혹하는 거 아니면 붙잡지 말라고. 남자들은 다 그렇거든? 여자가 자신의 집에 초대하면 콘돔 챙겨가는 게 남자야.” 유혹, 콘돔이라는 단어에 설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순진한 반응이 도윤은 짜증이 났다. 그는 지금 그런 순진함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주 관능적이고, 섹시하고, 퇴폐적이기까지 한 반응이 필요했다. 하아. 깊게 한숨을 내쉰 그는 바닥에 깔린 인내심을 끌어모았다. “남자라는 족속은 여자들의 호의에도 흑심을 품는다고. 혹시나 누군가 도와달라고, 문 열어달라고 하면 절대 열어 주지 마.” 부드럽게 경고를 해 주는 대신 그는 노골적으로 설의 몸매를 훑었다. 탐욕스러운 남자의 시선에 그녀가 몸을 움츠렸다. 본능적으로 도윤이 하는 경고를 알아차린 그녀의 몸이 잘게 떨었다. 도윤은 성급한 손길로 캐리어에 짐을 담았다. 카메라 가방과 등에 메고 왔던 가방까지 챙기는 그를 설이 그렁그렁한 눈에 담았다. 이대로 가면 도윤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설은 그를 볼 수 없다는 불안감과 그가 자신을 어리숙한 여자로 치부하는 것에 대한 오기가 뒤섞여 울컥 무언가가 치솟고 올라오는 걸 느꼈다. “저도 알아요. 전, 도윤 오빠에게 예의 차리라고 한 적 없어요.” 마지막으로 지퍼를 잠그고 가방을 세운 도윤이 그녀의 말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의 손에 힘이 빠져나가면서 가방이 툭, 넘어졌다. 목차 프롤로그 1. 폭설 2. 고립 3. 열락 4. 낙원 5. 설이(雪異)
작품 정보
〈국지성 폭설〉은 한야하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로망띠끄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5 늘어 누적 957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