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루에서 태어나 사내아이로 열두 해를 살아온 아신. 소년임에도 뛰어난 미색으로 탐해지려던 그 순간, 어미의 죽음을 대가로 달아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얼마 못 가 다시 생사의 기로에 놓이고, 마지막을 받아들이려던 그때, 운명처럼 나타난 이에게 목숨을 구원받는다. 금빛으로 빛나는 눈동자를 가진 사내, 아니 검은 머리의 짐승에게. 아신은 사내, 장효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모든 것을 내어 주리라 결심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무심하였다. “떫은 건 싫다.” “그럼…… 어느 정도까지 익으면 될까요?” “젖과 꿀이 돌거든, 그때.” 그때만 해도 장효는 알지 못했다. 이토록 무해한 순수, 그 자체인 아신에게 욕심이 생길 줄은. “사내놈도 계집도 아니었던 저는 아직도, 아이인가요?” 눈을 감아도 아신의 잔상이 사라지지 않을 날이 올 줄은. * * * 순백의 몸이 달빛을 받아 영롱하게 반짝였다. 다른 이는 몰라도 그에게는 선명하게 보이는 가장 순수한 기운이 그녀의 눈으로부터 시작되어 주위로 퍼지고 있었다. 늘 높게 묶어 말아 놓은 머리카락이 수묵화처럼 흐드러져 어둠에 녹아내렸다. 얇은 수건 하나만 두른 몸은 오히려 적나라해 가리지 않은 것만 못했다. 매번 보던 얼굴이 다르게 보였다. 아니, 달랐다. 청초하게 핀 뽀얀 얼굴에 불그스름한 뺨. 유난히 맑고 반짝이는 눈동자와 당황한 듯 벌어져 가쁘게 숨을 내뱉는 입술. 결을 따라 빛이 흐르는 길고 검은 머리카락에 간신히 숨긴 여린 몸. 순수한 영혼이 모든 것을 내보인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개화. 그래, 어린 계집은…… 아신은 그곳에 꽃처럼 피어 있었다. 이것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이자 처음 느껴 보는 감각이었다.
〈밀과(蜜果) : 삼켜질 때까지 [19세 완전판][단행본]〉은 유재희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카카오페이지에서 완결된 작품이다.출판은 미담컴퍼니에서 맡았다.
태그는 가상시대물, 권선징악, 냉정남, 능력남, 다정녀이다.누적 조회 수는 41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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