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 언제나 그 애를 먼저 흔든 건 나였다. “너한테 입 맞춰도 돼?” 10대의 빨간책 같은 호기심을 불쑥 뱉어버린 것도. “나 가져. 네 여자로 만들어줘.” 너무 좋아해서 절절했던 마음도, 나는 늘 그 애를 저만치 앞서갔다. 첫사랑이란 원래 설익은 채로 끝나는 법. 그런데 그 애는 매주, 아니 매일 눈앞에 나타나 그 시절의 상처를 고집스럽게 들쑤신다. 너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말, 미안해. 어둑한 마음에 비친 한 줌 햇살 같았던 우리의 시간을 기억해. 긴 세월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너를 사랑해. 축구 유니폼 상의에 둥글게 구겨 넣은 몸통을 재경이 가뿐히 들어 올렸다. 파랗고 커다란 공 같은 꼴로 재경에게 안겨 있다 보니 어느새 침실이었다. 침대에 내려앉은 유진은 허덕거리며 그의 어깨를 짚었다. “재경아, 너, 너 있지. 단단히 바람든 것 같아.” “응, 맞아, 너 때문에.” 그 순간, 유진은 명백히 깨달았다. 축구선수의 체력에 늦바람이 붙으면 무섭다는 걸. 남자의 웅장한 상체가 오전의 햇빛을 반사해 유진의 눈을 어지럽혔다. 얼굴을 바짝 들이대온 재경이 더운 숨결을 은은히 흘렸다. “그러니까 책임져.” *표지 일러스트 : 메이비진
〈미안해 기억해 사랑해〉은 손유애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네이버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으며 현재 연재 중이다.출판은 위즈덤하우스에서 맡았다.
네이버시리즈 평점은 9.7점이다.누적 조회 수는 85.6만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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