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우리는 가족이 될 수 없었다. 그보다 진한 관계면 모를까. 가족을 꿈꾸던 삶에 꿈에도 모르던 가족을 만났다. 부모의 양육 없이 홀로 살아온 이한라는 부친의 장례식에서 스스로를 고모라고 소개하는 이연희를 만난다. 가시 돋친 태도로 밀어냈음에도 굴하지 않고 애정을 보이는 연희, 한라는 결국 그런 연희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살게 된다. 그러나 조카인 한라가 고모인 연희에게 품은 감정은 기묘한 방향으로 나아가 사랑까지 다다르고, 스스로의 사랑을 애써 억누르던 한라는 출생의 비밀과 연희의 약혼을 알게 되면서 고비를 맞는데……. “나하고 같이 갈래?” 같이 가자. 평생 들을 리 없을 거라 생각한 말이 한라의 머리를 후려쳤다. 그러나 아픔은 없었다. 그 충격에 고통은 오히려 씻은 듯 사라졌다. 고통, 잡념, 악의. 모든 게 씻겨 나가 멍해졌다. “……드릴 돈 없다고요.” “나 직장 다녀. 돈 안 줘도 괜찮아.” 돈이 필요 없다니. 또 믿기지 않는 말이었다. 혼란스러워 이리저리 눈만 굴리는 한라의 앞에서 여자는 손가락을 하나하나 꼽았다. 잇대는 얘기는 납득하기에 얼토당토않은 이유뿐이었다. “혼자 사는데 방이 남거든……. 음……, 그리고 보통은 어른들이 챙겨 주는 게 좋을…….” “대체 왜 그래요?” 살면서 처음으로 겪은 호의를 부정하고픈 의문이었다. 어쩌면 속셈 없이 순수할지 모르는 호의를, 믿고 의지하고 싶어지는 호의를 외면하려는 시도였다. 제멋대로 입을 비집고 나간 말은 여자를 향해 있었다. “내가 뭐라고 이래요……. 나 그쪽이랑 아무 사이 아니잖아요…….” “……가족이잖아.” “가족이었잖아……. 가족끼리 그런 마음이 생기는 게, 사랑일 리가 없잖아.” 감정은 언제고 변한다. 불변은 관계뿐이었다. 가족처럼, 좋든 싫든 서로를 끈끈히 붙들어 놓는 관계를 원했다. 한낱 감정 따위가 아니라 진하고 지독한 관계를 갈망했다. 관계라는 울타리 안에서 언제까지고 곁을 지켜 줄 인연을 희망했다. “가족…… 아니잖아요.” 그러나 가족이 아니었다. 한라는 명징한 사실을 되짚어 주었다. 가족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던 이야기를 다시금 주창했다.
작품 정보
〈피보다 진한〉은 둥기당기 작가의 GL 웹소설이다.
봄툰·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디아나다.
연재 시작은 봄툰 2022년 7월 26일이다.2026년 10월 19일 기준 연재 회차는 봄툰 78화다.
완결일은 봄툰 2022년 7월 26일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6 늘어 누적 813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