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상중지희 후궁에 들어와 조용히 살고 있는 연리. 사실 연리가 노리는 것은 3년 동안 황제와 동침하지 못하면 이혼이 가능하다는 법률로, 이제 몇 달만 더 황제의 눈에 띄지 않으면 이혼하고 사가로 돌아가 자유롭게 살 수 있다.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연리의 궁에 어느 날 황제의 동생이라 주장하는 불한당이 나타나고, 연리의 야심찬 계획은 꼬여 가는데……. “어찌 다시 오셨습니까?” 그 옆에선 모리가 천진한 얼굴로 칼을 가는 중이었다. 게걸음으로 슬금슬금 물러나 옆을 보자, 기둥에는 비슷한 단검이 몇 개 더 꽂혀 있었다. “이, 이게 뭐요?” “잠이 안 와서 몸을 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몸을…… 왜 이리 살벌하게 움직이시오?” “무슨 말씀이십니까? 단검 던지기는 온몸의 근육을 고루 사용하는 좋은 운동인데.” “…….” 선우는 기둥에 먹으로 그린 과녁을 조금 떨면서 들여다보았다. 혹시나 과녁에 자기 초상화라도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였다. 다행히 그렇진 않았지만, 연리가 던진 걸로 보이는 단검은 전부 높은 점수에만 가서 꽂혀 있었다. “왜 하필 문 옆에다 던지고 있소?” “그 기둥의 칠이 미끈해서 먹이 잘 지워집니다.” “재질도 칼자국을 메우기에 좋사옵니다.” 모리가 얼른 옆에서 거들었다. “어찌 다시 오신 것입니까?” 연리의 입에서 같은 질문이 나왔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선우는 몇 번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차……라도 얻어 마실까 해서 왔소.” “……차요?” 분명 연리는 ‘차요?’하고 물었으나 얼굴은 ‘이게 미쳤나?’라고 말하고 있었다. 모르는 척 시선을 피하자 연리가 모리를 시켜 차를 내오게 했다. 차에 협죽도나 투구꽃이 들어가는 건 아닐까 싶었다. 낙화유수 “처음부터 네 것이었다.” 한쪽 손이 불편한 세공사 화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는 시장에서 금군들에게 쫓기고 있다. 필사적으로 도망치지만 결국 잡혀 버리고, 금군 사이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온다. 화서는 불편한 한 손을 숨기며 그 남자를 올려다본다. 서전서리의 황제이자, 화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화서는 느리게 고개를 들었다. 한 달여 만에 보는 황제가 거기 서있었다. “몸이 안 좋다 들었는데 왜 돌아다니고 있느냐.” “저는, 소소를 찾으러…….” “옷차림은 또 왜 이렇고.” 옷차림? 제 옷을 내려다본 화서는 멍하니 깜빡거렸다. 얇은 침의 차림이다. 어쩐지 몸이 으슬으슬했지만 덧옷을 걸쳐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고, 그 덧옷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 어쩌면 외실에 걸려 있을 것이고 또 어쩌면 침실 어딘가에……. 요즘 침상 밖으로 나오는 건 식사할 때와 씻을 때밖에 없어서 그런 듯했다. “이리 와라.” 황제는 부드럽게 화서의 허리를 안고 끌어당겼다. 그대로 황제를 따라 터덜터덜 걸어 침실로 돌아왔다. 얇은 침의 너머로 황제가 바깥에서부터 안고 온 찬 기운이 스몄다. 황제는 외출복도 벗지 않고 화서를 침상에 눕힌 뒤 한참 바라보았다. 화서는 그 눈빛에 담긴 뜻을 읽을 수 없었다. 몽롱하던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한 건 황제가 화서의 침의 자락을 걷을 때쯤이었다. 아마 가슴팍부터 손을 집어넣었거나, 입맞춤을 먼저 했다면 그대로 끌려갔겠지만 황제의 손이 닿은 건 허벅지였다. 허벅지에는 아직 멍이 그대로 남아 있다. 소소가 어디서 구해 왔는지 좋은 약초를 써서 대부분의 상처는 흉터조차 남지 않았지만 그 멍만은 무언가 할 시간도 없었고, 의관에게 보이지도 않았다. 황제는 의중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엉덩이 아래에서 무릎 조금 위까지 선명하게 남은 멍과 상처를 쓰다듬었다. ‘폐하께서 아시면 본격적으로 화서 님을 이용하기 시작할 거예요.’ 소소의 말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작품 정보
〈상중지희〉는 2RE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봄툰·미스터블루·조아라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피아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4 늘어 누적 1,847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