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건우는 귀찮은 게 가장 싫었고, 원소윤은 딱 그가 가장 싫어하는 성질의 인간이었다. 길치면 좀 가만히 따라오기만 하지, 틈만 나면 이상한 방향으로 빠지려고 하질 않나, 툭하면 넘어지고, 산만하고, 어리버리해 조금만 같이 있어도 금방 피곤해졌다. ‘아, 그래도 그 손은 진짜 좋았는데…….’ 에어컨조차 열을 내려주지 못하는 건우였으나 소윤의 손을 잡고 있으면 뼛속까지 시원해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원소윤의 성가심을 감당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신 볼 일 없을 거라고 여겼던 원소윤이 그의 오피스텔까지 쫓아왔다. 아무리 내가 좋다지만, 집까지 따라오는 건 진짜 선 넘는 거 아닌가? “너, 나 너무 좋아하면 안 돼, 알겠어?” “응? 왜?” “그야……. 아무튼 딱 이 정도만 해라.” 먼저 고백하지도 않았는데, 굳이 제 입으로 먼저 말해서 민망하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한건우는 자신의 매너를 자화자찬하며 소윤에게 지금의 선을 계속 지키라고 경고했다. 소윤은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 손 만지고 싶다. 사실 만지고 싶은 곳은 더 많지만, 아직 그에게 허락된 곳은 손이 다였다. 키스는 대체 언제쯤 할 수 있지? 연애가 처음인 모태솔로 한건우에게 스킨쉽 타이밍을 잡는 게 쉽지 않았다. 하고 싶다. 미치도록 하고 싶다. 머리에 좆 같은 성욕만 가득 찬 짐승이 된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소윤이 저렇게 해맑게 웃고 있는 걸 보면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냥 내가 좀 애타고 말지.’ 아니, 그래도 키스 정도는 괜찮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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