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애기 낳기 싫으면 어쩔 건데.” “…아, 아.” “내가 싸면 그만이지.” “개새, 끼… 하, 흐윽, 응!” 나는 끔찍한 소리를 내뱉는 한주언의 머리통을 붙들고서 다리만 바동거렸다. 이걸 그냥 밀어내 버릴까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확 끌어안고 싶기도 했다. “그냥 안에 싸 버리고 두 집 살림 할까? 하아….” 고등학생 딱지를 떼자마자, 스윗한 불륜남 한주언에게 코가 꿰여 불륜녀가 되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를 사랑하니까. “불륜이야, 애인이야. 네 입으로 말해 봐.” “…….” “말하라니까?” “그래, 불륜이야. 근데? 뭐 어쩌라고.” 하. 내 파렴치함에 정화익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헛웃음을 쳤다. 어차피 다 뽀록난 거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여기서 약하게 굴어 봤자 약점만 잡힐 게 뻔하지. 나는 고개까지 치켜들고선 태연자약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네 눈엔 드러운 불륜으로 보일 수도 있어. 근데 우린 달라. 아저씨는 나한테 위로받고 있는 거고, 난 아저씨 사랑하는 거야. 플라토닉 러브. 알겠어?” “…….” “그리고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이혼하고 나한테 오겠다고….” “와, 진짜 미친다. 왜 불륜 하는 애들은 멘트가 하나같이 다 똑같지? 어디서 배우나? 뭐 학원 다녀?” 비웃음 가득한 말투에 순식간에 말문이 턱 막혔다. 꼭 막장 드라마에 나오는 무개념 불륜녀가 된 기분이었다. 내가 바보처럼 입만 벙긋거리고 있자 정화익이 정신 좀 차리라는 듯 한 번 더 비수를 꽂았다. “그리고 플라토닉? 야. 뜻은 알고 말하는 거지? 씹, 지나가던 개가 웃겠네.” “…….” “니네 사랑은 존나 플라토닉 하셔서 주차장에서 떡을 치나 봐? 불륜 감성 좆된다.” 하지만 학과 동기인 화익에게 불륜 현장을 들키게 되고, 세 사람의 사이엔 자꾸만 균열이 생기게 되는데…. “해 볼래?” “…….” “니네 아저씨 엿도 먹일 겸.” 아저씨. 내가 다른 남자랑 자도 와이프랑 이혼 안 할 거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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