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위에 우연이 겹쳐 알파 상사 송경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 오메가 노을. 그가 기절한 틈을 타 도망치려던 것뿐인데……. “그 오메가를 찾으면 어쩌시려고요?” “우선, 얘기를 들어보긴 할 겁니다.” “무슨 얘기요?” “저를 왜 페로몬으로 폭행했는지, 원하는 게 뭔지.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명확히 알아낸 후 신고할 겁니다.” “시, 신고요?” 노을의 새된 질문에 송경이 인상을 슬쩍 찌푸렸다. “그럼 신고 안 합니까? 그 오메가는 저를 페로몬으로 폭행하고, 제 동정…… 아니.” 거칠게 헛기침을 한 송경이 재빨리 말을 바꿨다. “저와 섹스를 했습니다. 강간……이라고는 못 하겠죠. 페로몬으로 폭행했으니, 어쩌면 제가 동의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페로몬으로 폭행해서 저와 강제로 한 건 사실입니다. 그러니 신고를 해야 마땅하죠.” 노을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방금 동정이라고 한 거 맞지?’ 노을은 양심이 조금, 아니, 상당히 많이 찔리는 것을 느끼면서 슬쩍 송경의 시선을 피했다. “걱정 마세요, 팀장님. 그 오메가, 제가 반드시 찾아낼 테니까요.” * * * “하…….” 노을이 ‘그 오메가’인 걸 안 지 벌써 열흘이 지났다. 한시가 급한 일이라는 건 아는데, 도저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문제는 송경과 함노을은 여전히, 그저, 직장 상사와 부하 사이라는 점이었다. 아니, 생각하다 보니 송경도 조금 억울했다. 알파인 자신이 그렇게 페로몬을 쏟아붓는데. 러트라는 걸 알았어야지. 그렇게 노을을 탓하던 송경은 자괴감을 느끼면서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날, 노을 씨도 히트사이클었던 것 맞습니까?” 송경의 물음에 노을이 입술을 꾹 다물었다. 히트사이클이라는 것이 들통나면 안 된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날, 제가 러트였습니다.” 송경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노을의 반응을 기다렸다. 프러포즈할 준비는 고사하고 계획조차 없었다. 하지만 송경은 지금 이 순간, 노을에게 말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 “노을 씨, 우리 결혼합시다.” 송경의 진지한 말에 노을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고민도 없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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